경쟁의 명암 - 김여울 체육부 차장
2025년 02월 28일(금) 00:00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미국 어바인에 이어 일본 오키나와에서 2025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올 시즌 KIA는 ‘1강’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 우승 전력의 큰 틀이 유지됐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지켰고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내야수 패트릭 위즈덤과 투수 아담 올러로 새 외국인 선수진을 구성했다. 필승조 장현식이 FA로 이탈했지만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마무리 출신의 조상우를 영입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력도 있다. 우승 시즌을 보내면서 선수들은 귀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경쟁’이라는 막강한 무기도 생겼다.

우승팀에서 뛴다는 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경험한 이들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 뜨거운 겨울을 보냈고, 관람객으로 팀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던 이들은 1군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칼을 갈았다.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면서 선수들은 알아서 몸을 만들어왔다. 코치들이 “당장 개막해도 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경쟁 효과는 특별했다.

전력을 유지한 KIA를 ‘절대 강자’로 꼽게 만든 경쟁. 아이러니하게도 이 경쟁은 KIA의 우승 도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취약점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KIA의 독주를 예상하면서 “부상이 없다면”이라는 단서를 단다. 모든 구단은 매년 부상과 싸움을 한다. 예상치 못한 부상은 곳곳에서 발생하고 부상은 팀 전력에 영향을 미친다. 여러가지 이유에서 부상이 발생한다.

많은 부상 원인 중 하나가 오버페이스다. 넘치는 승부욕에 또는 주어진 기회가 너무나도 간절해서 오버페이스를 하다가 부상을 입는 경우가 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회는 줄어든다. 그만큼 간절함으로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자리를 뺏기면 다시 찾기 어렵다는 생각에 조급해지는 이도 있을 것이다. 간절함과 조급함은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쟁이 올 시즌 KIA의 가장 막강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게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없다. 경쟁을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결승선은 달라질 것이다. 인생도 그렇다.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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