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자금 역외 유출 심각
2025년 02월 27일(목) 20:00
JB금융, 지역민들에 이자 장사
타 지역으로 사업장 확대 골몰
노조 “전산센터 전북 이전 반대”

전라북도 정읍 JB금융 통합 연수원 ‘아우름캠퍼스’ 전경. <JB금융 제공>

광주은행 지역 자원에 대한 역외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이자 장사를 해 타 지역 사업장을 늘리거나 확충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은행 노조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실정이다.

광주·전남지역을 기반으로 둔 광주은행의 영업 활동을 통해 거둬들인 자금이 JB금융그룹 전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정작 광주·전남 지역보다는 JB금융그룹 차원의 통합 연수원인 정읍 ‘아우름캠퍼스’, 전북 전주 ‘전산센터’ 등의 사업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급기야 광주은행 노조를 중심으로 한 경제계 일각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선순환돼야 할 광주은행 자금이 역외 유출되는 것 뿐 아니라 전산센터 통합에 이어 전북은행으로의 원뱅크(One Bank) 통합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광주은행’이라는 이름을 더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27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광주은행 노조는 전날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광주은행이 얻은 이익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쓰여지는 것보다 JB금융지주의 과도한 주주배당 및 주요 부대시설의 타 지역 신축 등으로 역외유출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최근 5년 간 대표적 역외유출 정책과 자금 유출 사례로, 광주·전북은행 통합 전산센터 전주 구축 결정과 광주은행에 대한 높은 주주 배당 비율 등을 꼽았다.

박만 광주은행 노조위원장은 “JB금융지주가 광주은행에 대해서만 높은 주주 배당률을 부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JB금융그룹 재무재표상 주주 보통주 배당률은 지난 2023년 기준 광주은행이 46.92%로, 전북은행(12.82%), JB우리캐피탈(9.88%)보다 4배가량 높다.

광주은행은 지난 2018년부터 JB금융지주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회가 결정하게 되는 주주 배당률은 사실상 JB금융지주가 결정하게 됐다.

박만 노조위원장은 지난 19일 성명서를 내고 “JB금융그룹은 광주은행을 현금 캐쉬카우로 취급하고 있다”면서 “최근 5년간 5763억원에 달하는 과도한 현금 배당을 가져가 광주은행의 적극적인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등 성장잠재력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전산센터의 전주 통합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광주은행의 역할이 JB금융지주 내에서 가장 큰데도, 광주가 아닌, 전주로 옮기면서 정작 광주·전남 지역사회 재투자에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3년 연결기준 JB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6039억원으로 광주은행(2397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9.7%에 달했다. 지주회사인 JB금융지주(1944억원·32.2%)보다 많고, 다른 자회사인 전북은행(1726억원·28.6%), JB우리캐피탈(1910억원·31.6%)보다도 많다.

광주은행 노조 측은 JB금융그룹 통합 연수원인 ‘아우름캠퍼스’ 역시 역외유출의 사례로 들었다. JB금융지주는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이 각각 400억원가량, JB우리캐피탈이 200억원가량의 자금을 들여 지난해 전북 정읍에 아우름캠퍼스의 문을 열었다. 아우름캠퍼스의 위치가 정읍으로 결정되면서 광주은행이 지난 2017년 대규모 연수원을 짓기 위해 매입했던 9000여㎡ 등의 땅은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박 노조위원장은 “연수원을 전북 정읍에 짓게 되면서 광주은행은 일종의 투자를 하고도, 사실상 전북 소재 기관 및 학교 등의 컨퍼런스가 열리는 등 광주·전남 기관 및 지역민들을 위한 시설은 아니게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광주은행은 연수원 운영비로 매월 1억원을 내고 있는 실정이다”고 분개했다.

한편 광주·전북은행 전산센터 전북지역 통합 구축에 반해, 광주은행 노조는 지난 6일 광주은행 전산센터의 전북 이전 반대 서명운동을 벌인 바 있다. 그 결과 2주만에 노조와 비노조원을 포함해 전국 각 지점 직원의 90%가량인 1600여명이 서명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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