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반성·사과 없는 尹 최후진술
2025년 02월 27일(목) 00:00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25일 11차 변론기일로 마무리 됐다. 이날 최대 관심사는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이었다.

25일 밤 9시 3분에 헌재 대심판정에 선 윤 대통령은 준비해 온 A4 용지 77쪽짜리 진술서를 읽어 내려갔다. 장장 67분에 걸친 최후진술이었지만 평소 모습처럼 장광설만 늘어놓았다. 계엄사태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비상계엄의 정당성만 주장했다.

“12·3 비상계엄은 과거의 계엄과는 완전히 다른,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였다”는 그의 주장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평화적 계몽령’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한 것으로 아직도 망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계엄을 하게 된 것도 거대 야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라거나 북한의 선거 개입 음모론 등 부정선거 의혹도 재차 언급했다.

탄핵소추안이 기각돼 대통령으로 직무에 복귀하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발언에선 파면만은 피해보겠다는 비겁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진정한 국민 통합을 이루고 싶었다면서 자신의 지지층을 향한 결집 메시지를 내고 청년층을 선동하는 듯한 발언은 과연 처음부터 대통령의 자격이 있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게 했다.

기대를 한 것은 아니지만 반성은 없고 여전히 궤변만 늘어놓은 최후진술은 국민들을 마지막까지 분통 터지게 했다. 탄핵심판이 마무리 돼 이제 남은 것은 헌법재판소의 결정뿐이다.

헌재의 결정전까지라도 계엄으로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으며 경제를 망가뜨린 데 대해 진정한 사과와 함께 어떤 결정이 나오든지 승복하겠다고 선언하는 것만이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의무와 책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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