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부른 ‘알뜰 소비’…○○까지 중고거래 해요
2025년 02월 25일(화) 20:00 가가
사용한 졸업 축하 꽃다발·기저귀·분유에 쓰고 남은 달러 등 거래
“한 푼이라도” 가성비 우선…금값 오르자 오래된 금반지도 매물로
“한 푼이라도” 가성비 우선…금값 오르자 오래된 금반지도 매물로
“졸업식 아침에 사서 사진만 찍었어요. 아직 싱싱해요.”
졸업시즌을 맞아 중고거래 플랫폼에 졸업축하를 위한 꽃다발을 판매·구매한다는 광주 시민들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치솟는 생화 가격이 부담스러운 지역민이 축하용 꽃다발마저 저렴한 중고거래를 이용해 사고 팔고 있는 것이다.
꽃다발 외에도 고환율·고금리·고물가가 이어지며 허리띠를 졸라맨 지역민들은 적극 중고거래에 나서고 있다. 금값과 환율이 천정부지로 올라 금과 달러까지 중고거래가 되고 있다.
최근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오늘 아침 딸 고등학교 졸업식을 위해 4만원 주고 구매한 꽃다발을 3만원에 팔아요”라는 광주시 북구 주민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밖에도 “오늘 구매해 1시간 동안 사진만 찍었다”, “아직 깨끗하고 싱싱하다”며 졸업식 축하용으로 구매한 꽃다발을 곧바로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잇따랐다. 일반적으로 3~6만원에 거래되는 꽃다발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1~2만원에 저렴하게 판매되니 대부분 빠르게 거래가 완료됐다.
졸업하는 자녀나 친구들을 축하하고는 싶지만, 경제 불황 속에서 잠시 사용하는 꽃다발을 위해 3~6만원을 쓰는 것이 부담스러운 이들이 중고거래를 통해 가성비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좋은 방법이다. 졸업식 시즌에는 평소보다 더 비싸게 팔기도 하니 지혜롭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일각에서는 “이해는 되지만 집에 꽂아두고 향기를 즐길 마음의 여유도 없어진 듯해 안타깝다”는 반응도 나왔다.
중고 꽃다발 외에도 고물가로 인해 소모품을 중고로 거래하는 경우도 더 잦아졌다. 특히 시기가 지나면 사용이 어려운 육아용품 거래가 활발하다. 아이 옷과 장난감 등은 물론 기저귀, 분유 등까지 중고로 구입해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부모들은 “분유를 바꿔볼까하고 비싸게 주고 구매했는데 아이가 잘 먹지 않는다”, “저렴해서 한 번에 박스로 구매했는데 그 사이 아이가 훌쩍 자라 맞지 않는다”며 각종 소모품들을 중고거래 플랫폼에 내놨다.
유제품 물가 인상으로 분유 800g 1통에 3~5만원 가량하는 등 부담이 커지자 광주 지역 부모들은 “마음 같아서는 모두 새 것으로 사주고 싶지만, 나가야 하는 돈을 생각하면 중고거래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반응이다.
고환율 추세 속에서 달러와 금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자 오래된 금반지나 달러·엔화 등을 파는 등 ‘투자’에 나선 이들도 늘었다.
급전이 필요한 지역민들은 오른 가격에 판매하려 하고, 투자를 위한 지역민들은 시세보다 중고가로 싸게 구매할 수 있어 서로가 윈윈하는 모양새다.
한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는 “2돈 금반지를 95만원에 판매한다”며 “금값이 많이 올라 차고 다니던 것을 처분하려 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25일 기준 국내 금 시세는 1돈(3.75g)에 54만원 수준으로 한달 전(48만여원)에 비해 14% 가량 치솟았다.
금 판매자들은 “빠른 판매를 위해 중고거래 플랫폼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놓는다”며 “지금도 금값이 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행에서 쓰고 남은 달러·엔화 등을 판매한다는 게시글도 속속 올라왔다. 광주시 남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집에 있던 72달러를 판매한다”며 “현재 환율로 10만4000원이지만 10만원에 판매한다. 흥정도 가능하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1달러당 1430원에 100달러 단위로 사겠다”며 구매의사를 밝힌 게시글도 있었다.
오주섭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물가가 올라 실질임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지역민이 중고거래를 활용해 ‘알뜰소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민이 지갑을 닫고 소비를 최소화하면 자영업자가 어려워지는 등 경기 침체의 악순환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부양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졸업시즌을 맞아 중고거래 플랫폼에 졸업축하를 위한 꽃다발을 판매·구매한다는 광주 시민들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치솟는 생화 가격이 부담스러운 지역민이 축하용 꽃다발마저 저렴한 중고거래를 이용해 사고 팔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오늘 아침 딸 고등학교 졸업식을 위해 4만원 주고 구매한 꽃다발을 3만원에 팔아요”라는 광주시 북구 주민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밖에도 “오늘 구매해 1시간 동안 사진만 찍었다”, “아직 깨끗하고 싱싱하다”며 졸업식 축하용으로 구매한 꽃다발을 곧바로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잇따랐다. 일반적으로 3~6만원에 거래되는 꽃다발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1~2만원에 저렴하게 판매되니 대부분 빠르게 거래가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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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은 “분유를 바꿔볼까하고 비싸게 주고 구매했는데 아이가 잘 먹지 않는다”, “저렴해서 한 번에 박스로 구매했는데 그 사이 아이가 훌쩍 자라 맞지 않는다”며 각종 소모품들을 중고거래 플랫폼에 내놨다.
유제품 물가 인상으로 분유 800g 1통에 3~5만원 가량하는 등 부담이 커지자 광주 지역 부모들은 “마음 같아서는 모두 새 것으로 사주고 싶지만, 나가야 하는 돈을 생각하면 중고거래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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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이 필요한 지역민들은 오른 가격에 판매하려 하고, 투자를 위한 지역민들은 시세보다 중고가로 싸게 구매할 수 있어 서로가 윈윈하는 모양새다.
한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는 “2돈 금반지를 95만원에 판매한다”며 “금값이 많이 올라 차고 다니던 것을 처분하려 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25일 기준 국내 금 시세는 1돈(3.75g)에 54만원 수준으로 한달 전(48만여원)에 비해 14% 가량 치솟았다.
금 판매자들은 “빠른 판매를 위해 중고거래 플랫폼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놓는다”며 “지금도 금값이 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행에서 쓰고 남은 달러·엔화 등을 판매한다는 게시글도 속속 올라왔다. 광주시 남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집에 있던 72달러를 판매한다”며 “현재 환율로 10만4000원이지만 10만원에 판매한다. 흥정도 가능하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1달러당 1430원에 100달러 단위로 사겠다”며 구매의사를 밝힌 게시글도 있었다.
오주섭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물가가 올라 실질임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지역민이 중고거래를 활용해 ‘알뜰소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민이 지갑을 닫고 소비를 최소화하면 자영업자가 어려워지는 등 경기 침체의 악순환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부양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