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담절 - 김지을 정치부 부장
2025년 02월 25일(화) 00:00
세계 기념일은 기후변화 등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 세계가 뜻을 모아 함께 해야할 이슈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지속적으로 노력하자는 의미로 유엔이 지정한 날이다. 유엔은 회원국들과 논의해 전 세계적으로 기념일을 기억하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지구적 공동체의 목표가 세계 기념일이기도 하다.

세계 사회 정의의 날(2월 20일), 국제 인종차별 철폐의 날·세계 시의 날·국제 누루즈의 날(3월 21일), 1994년 르완다 집단 학살 국제 반성의 날(4월 7일), 세계 언론자유의 날(5월 3일), 세계 사별여성의 날(6월 23일), 세계 인구의 날(7월 11일), 세계 인도주의의 날(8월 19일), 국제 민주주의의 날(9월 11일), 국제 장애인의 날(12월 3일) 등 1년 중 기억할 다양한 기념일도 많다.

최근 신장식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을 대표로 한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지난해 12월 3일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뒤 계엄해제를 의결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한 날을 ‘헌법수호의 날’로 지정, 입법부의 책임·역할을 상기하자는 취지라고 한다. ‘월담절’이라는 명칭으로 기념하자는 말도 나온다.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시각장애인 서미화 의원까지 경찰의 봉쇄를 피해서 담을 넘어 국회로 진입, 계엄 해제를 위한 표결에 참석하는 등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상징적 행동을 펼친 날을 기념하자는 것이다.

담을 넘는 국회의원들의 허리를 잡고 엉덩이를 밀어준 시민들의 바람, 선거로 집권한 뒤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해 스스로 벌인 친위쿠데타를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짧은 시간에 저지한 역사, 아이돌 가수 응원봉을 흔들며 엄숙한 거대 담론보다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축제 같은 ‘K집회’를 즐긴 공동체 문화를 기억하자는 의미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윤석열 내란수괴 피고인에 대한 탄핵 심판 최종 변론 기일을 연다. 선고는 약 2주 뒤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월담절을 기념하며 ‘아주 보통의 하루’를 즐길 수 있는 그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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