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스프링캠프] 호랑이 군단, 내부 경쟁 시작됐다
2025년 02월 23일(일) 18:25
실전 체제 전환 ‘전쟁의 시간’
히로시마 연습경기로 몸 풀기
이범호 감독 “프로는 실력으로”

KIA 타이거즈가 23일 오키나와 이시카와 구장에서 팀 플레이 훈련을 하고 있다. KIA는 이날 런다운 상황에 대한 훈련을 집중해서 진행했다.

‘호랑이 군단’의 전쟁이 시작됐다. 믿음으로 조용히 캠프를 지켜봤던 이범호 감독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20일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와 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어바인에서 체력·기술적인 훈련을 하면서 2025시즌을 위한 워밍업을 했던 KIA는 오키나와에서는 실전체제로 전환해 경쟁을 이어간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2차 캠프가 진행되고 있지만 내부의 긴장감은 커졌다.

일단 실전을 통한 점검의 시간이 펼쳐지고 있다. 22일 히로시마와 연습경기를 치렀던 KIA는 한화 이글스(2월 25일), LG 트윈스(2월 27일), 삼성 라이온즈(3월 2일), KT 위즈(3월 3일)와의 경기를 통해 점검 시간을 갖는다.

이범호 감독은 “보여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사령탑이 결과를 이야기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아쉬움은 있었다.

어바인 캠프 중반 많은 비가 이어지면서 예년과 비교하면 실전 준비가 늦어졌다. 몇 차례 라이브 피칭을 하면서 감을 잡는 과정이 있어야 했지만 지난 16일에야 처음 라이브가 진행됐다.

실전 상황에 맞춘 훈련도 부족했던 만큼 히로시마와의 첫 연습경기에서는 아쉬운 수비 장면들도 나왔고, 선수들의 긴장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앞서 ‘자율’을 강조하면서 선수들에게 스스로 시즌을 준비하도록 배려했다. 날씨 등의 변수는 있지만 프로는 실력으로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만큼 이범호 감독은 오키나와에서 준비한 실력을 보겠다는 생각이다.

이범호 감독은 “본인들이 보여줘야 한다.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자율적인 야구를 선호하지만 그 안에서 실력을 내지 못하면, 실력이 더 나오는 선수에게 기회가 가는 것이다. 그런 부분은 선수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잘해야 자리가 나는 것이다”고 준비한 것들을 실전에서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후회 없이 자신 있게 플레이할 것도 주문했다.

이범호 감독은 “긴장은 되겠지만 어떻게 긴장 안 되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계속 긴장해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못 보여주면 그건 본인한테 마이너스다. 앞으로는 기회가 많이 없다”고 말했다.

시즌이 다가올수록 베스트라인업에 맞춰 준비가 이뤄지게 되는 만큼, 경쟁자들에게는 지금이 중요한 시간이라는 설명이다.

보여줘야 하는 시간이 찾아왔고 여기에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오키나와로 건너오는 과정에서 선수단 규모가 더 커졌다.

일본 고치에서 퓨처스 캠프를 소화하고 있던 외야수 고종욱과 김호령, 투수 홍원빈과 장재혁이 콜업됐다. 고치 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들은 오키나와에서 경쟁 구도에 바람을 불어넣게 된다.

일단 홍원빈이 스타트를 잘 끊었다. 홍원빈은 23일 진행된 불펜 피칭에서 최고 스피드 152㎞를 찍으며, 특유의 강속구 힘을 보여준 것은 물론 약점으로 꼽혔던 제구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목을 받았다.

말이 아닌 실력으로 보여줘야 하는 시간,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 없이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23일 KIA는 비로 야수조 훈련을 다 소화하지 못했다. 쌀쌀한 날씨 속에 비가 내리자 주장 나성범이 이범호 감독에게 오후 훈련 취소를 요청했다. 건강하게 알아서 잘 준비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하는 만큼 이범호 감독은 바로 ‘오케이’ 사인을 냈고, 선수단은 일찍 하루를 마무리했다.

기분 좋은 하프데이가 됐지만 그만큼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은 더 중요해졌다.

이범호 감독이 자율 속에서 프로의 책임감과 실력을 기대하고 있다.

/글·사진 오키나와=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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