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중도 보수론’ 파장 … 비명계·국민의힘 ‘맹공’
2025년 02월 20일(목) 19:45 가가
민주당내 비명계 반발 잇따라…국힘 “짝퉁 보수” 반격
친명계 “ DJ·문재인 전 대통령도 중도우파·보수 지향”
친명계 “ DJ·문재인 전 대통령도 중도우파·보수 지향”


여야정 국정협의회 첫 회의가 20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 발언으로 정치권이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조기대선 국면을 앞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이 대표의 발언이 ‘민주당의 정체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명계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으며, 친명계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중도우파·보수를 지향했다며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짝퉁 보수’라고 맹공을 이어갔다.
여야는 20일 전날 이재명 대표가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 앞으로 민주당은 중도·보수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격론을 이어갔다.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며 “진보의 가치를 존중하며 민주당을 이끌고 지지해 온 우리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은 어떻겠나”라고 비판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한 번의 선언으로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꿀 수는 없다”며 “탄핵과 조기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이념논쟁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명계 모임인 초일회도 입장문을 내고 “유승민이나 안철수하고 통합하면 딱 맞겠다”며 “중도층을 확보하겠다며 어떤 토론도 없이 정체성을 바꾸는 것은 당의 비민주성과 사당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명계는 반격에 나섰다. 친명계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중도우파·보수를 지향했다고 강조했다.
정진욱(광주 동남갑) 국회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김 전 대통령의 TV 토론회 내용을 보도한 신문 지면을 올리는 등 적극 대응했다.
친명계는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중도 우파’를 언급했다”며 당시의 김 전 대통령 발언을 담은 언론 보도를 사례로 들면서 비명계의 지적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13일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우리 당은 중도 우파”라며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기 때문에 우파이고,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중도”라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김 전 대통령은 우리 당이 중도 우파 정당이라고 하셨지만, 진보적 가치를 포기한다는 입장은 아니었다”며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면서도 합리적인 중도·보수 정책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도 근거로 제시됐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문 전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한 신문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에 비해 진보이긴 하지만 민주당은 정체성으로 보면 보수정당이다’라는 발언을 했다”며 “해당 기사의 제목은 ‘우리 당은 보수다’라고 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논란 자체를 평가절하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발언에 대해 “보수인가, 아닌가는 그동안 축적된 실천과 언행으로 평가받는 것이지, 말 한마디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것도 국민이 평가하는 것이지, 본인 스스로 평가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민주당이 언론에 소개하는 반도체특별법, 상속세 인하, 연금 개혁 등은 모두 국민의힘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추구하는 보수정당으로서 강력히 추진해 온 정책들”이라며 “여당 정책을 베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중도 보수 우파를 맡아야 한다며 우클릭 행보를 표방하는 이 대표의 행보는 시장 경제라는 탈을 쓴 포퓰리즘 정책에 불과하다”며 “한마디로 중도 보수 우파로의 위장전입”이라고 꼬집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얼굴을 바꾸며 진행하는 연극인 중국의 ‘변검’을 언급하며 “제1당이 이념적 정체성을 가지고 변검 놀이를 하면 국민이 그 말대로 수용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민주당 내에서도 비명계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으며, 친명계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중도우파·보수를 지향했다며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짝퉁 보수’라고 맹공을 이어갔다.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한 번의 선언으로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꿀 수는 없다”며 “탄핵과 조기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이념논쟁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친명계는 반격에 나섰다. 친명계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중도우파·보수를 지향했다고 강조했다.
정진욱(광주 동남갑) 국회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김 전 대통령의 TV 토론회 내용을 보도한 신문 지면을 올리는 등 적극 대응했다.
친명계는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중도 우파’를 언급했다”며 당시의 김 전 대통령 발언을 담은 언론 보도를 사례로 들면서 비명계의 지적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13일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우리 당은 중도 우파”라며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기 때문에 우파이고,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중도”라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김 전 대통령은 우리 당이 중도 우파 정당이라고 하셨지만, 진보적 가치를 포기한다는 입장은 아니었다”며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면서도 합리적인 중도·보수 정책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도 근거로 제시됐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문 전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한 신문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에 비해 진보이긴 하지만 민주당은 정체성으로 보면 보수정당이다’라는 발언을 했다”며 “해당 기사의 제목은 ‘우리 당은 보수다’라고 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논란 자체를 평가절하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발언에 대해 “보수인가, 아닌가는 그동안 축적된 실천과 언행으로 평가받는 것이지, 말 한마디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것도 국민이 평가하는 것이지, 본인 스스로 평가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민주당이 언론에 소개하는 반도체특별법, 상속세 인하, 연금 개혁 등은 모두 국민의힘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추구하는 보수정당으로서 강력히 추진해 온 정책들”이라며 “여당 정책을 베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중도 보수 우파를 맡아야 한다며 우클릭 행보를 표방하는 이 대표의 행보는 시장 경제라는 탈을 쓴 포퓰리즘 정책에 불과하다”며 “한마디로 중도 보수 우파로의 위장전입”이라고 꼬집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얼굴을 바꾸며 진행하는 연극인 중국의 ‘변검’을 언급하며 “제1당이 이념적 정체성을 가지고 변검 놀이를 하면 국민이 그 말대로 수용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