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 잃은 석화산단에 여수경제 연쇄 위기
2025년 02월 18일(화) 00:00
여수지역 경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지역의 주력산업인 여수산단의 석유화학 업체들의 경영난이 골목 상권으로까지 연쇄적으로 침체를 초래하고 있다.

여수산단 석화 기업들의 경영난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 소비 위축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빚어진 현상이다. 여수산단의 4대 대기업 석화 업체 가운데 3곳이 막대한 적자를 기록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만 9000억원에 가까운 영업 손실을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할 정도다.

이들 대기업의 경영난은 곧바로 협력업체의 일손 감소로 이어지고 산단이 활력을 잃으면서 주변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 골목 상권의 침체를 불러오고 있다. 민주노총 여수지부에 따르면 8000여명에 달하던 플랜트 건설 노동자가 지금은 3000여명 수준까지 줄었다고 하니 경기 침체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짐작할 수 있다.

산단 노동자들이 사라지면서 음식점은 개점 휴업 상태이고 활황기 대출로 투자한 숙박업 자영업자들은 파산 직전으로 몰리고 있다. 매출이 3분의 1로 줄어든 곳이 부지기수이고 여수산단 노동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흥국상가 점포의 40% 가량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문제는 석유화학 업종이 단시일내 호전될 가능성이 없다는 데 있다. 공급 과잉이 2028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무엇보다도 대기업들이 친환경·고부가 제품 생산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자치단체나 정부가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기업의 사업 구조 개편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 처방으로라도 몰락 직전의 여수 경제를 살려놓고 보아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여수를 산업위기 선제대응 지역으로 지정해 달라는 지역 경제계의 간곡한 요청에 호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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