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금리는 ‘뚝’ 금값은 ‘쭉’…은행 대신 금에 돈 넣는 시민들
2025년 02월 13일(목) 20:55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12개월 만기 기준 연 2.70~3.31% 수준…저축은행도 3% 이하로 하락해
반면 금가격은 치솟고 있어 실물 금 말고도 금 ETF 등에 투자하는 시민들 늘어나…金 ETF 1년새 순자산 3.7배 불어
직장인 김명진(34)씨는 최근 시중은행에 가입했던 12개월짜리 정기예금이 만기일이 도래하자 곧바로 증권사의 금 ETF에 가입했다. 김씨는 은행원의 권유로 정기예금 재가입을 고민했지만 금리가 3% 안팎의 낮은 수준이라 최근 급격히 오르고 있는 금에 투자하는 게 수익률이 더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씨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봤을때 정기예금은 수익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며 “금값이 이미 많이 올랐지만, 금 투자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적은 리스크로 큰 수익률을 올릴 수있는 투자처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에 돈을 맡기기보다 금과 가상화폐 등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금의 경우, 금 관련 ETF 투자금이 1년새 4배가 늘어나는가하면 골드 바 구매량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은행권이 예·대마진으로 ‘돈 잔치’를 벌인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은행 투자를 기피하는 현상도 감지된다.

1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12개월 만기 기준 연 2.70~3.3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전날 기준 3.15%로 한 달 만에 0.15%포인트 떨어졌다.

이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하락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 관련 상품은 그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금 ETF는 ‘ACE KRX금현물’ 등 모두 6종으로 해당 상품들의 순자산 총계는 11일 종가 기준 1조2605억원에 달했다. 1년 전 이 ETF들의 순자산은 3452억원이었는데, 덩치가 한해 사이 3.7배로 커졌다. 1달 전(9319억원)과 비교해도 35.3%가 증가했다. 광주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골드바 판매액은 8억 7773만원으로 전년 같은 달(2억8611만원)보다 3.0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신증권이 최근 자산별 재테크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비트코인(미국달러 기준)의 수익률이 133.79%로 높았고, 금은 47.68%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비트코인은 투기성이 높다고 평가되고,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데 정반대 성격인 두 자산이 함께 급등했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금과 가상화폐 투자가 늘고 있다. 직장인 이기웅(32)씨는 “올해부터 은행 적금 대신 금과 비트코인 매수를 결정했다”며 “친구들 사이에서 예적금은 은행만 좋은 일이란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