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로 ‘골 맛’ 알아버린 그녀들 “풋살 놓지 못해요”
2025년 02월 09일(일) 20:40
‘골때녀’ 방송 출연 ‘광주FC위민’ 이가영·김선영씨
‘K리그 퀸컵’ 올스타 ‘팀 K리그’ 멤버로 골때녀와 승부
“교사·학원강사 본업 끝나면 경기장에서 내내 살아요”

최근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 출연한 광주FC위민 김선영(왼쪽)·이가영 씨. <김선영씨 제공>

광주·전남 대표 여자 아마추어 축구팀인 ‘광주FC위민’ 소속 이가영(34), 김선영(24)씨는 최근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 선수들을 만났다. K리그 각 구단 산하의 여자 축구팀들이 겨룬 ‘K리그 퀸컵’ 대회 참가 선수 중 최종 12명을 선발한 ‘팀 K리그’ 구성 멤버로 SBS 예능프로그램 ‘골때녀’에 출연한 것. ‘올스타전 with K리그’에서 ‘팀 골때녀’를 상대로 활약한 이가영, 김선영씨를 만났다.

“방송 이후 주변에서 광주 이름을 날리고 왔다고 축하해줬어요. 평소 하던대로 잘 보여주자 생각했는데, 낯선 환경에서 긴장하고 실력 발휘를 못 한 것 같아 정말 아쉬웠습니다. 설욕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이기고 말거예요.(웃음)”

어릴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던 두 사람은 이영표 감독 등 스포츠 스타를 만나고, 감독 매치를 직관할 수 있었던 이번 방송이 값진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골 때리는 그녀들’이 파일럿 방송할 때부터 애청자였던 가영씨는 이번 출연으로 ‘성덕’이 됐다며 흐뭇해했다.

‘팀 K리그’는 골때녀와의 치열한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아쉽게 패배했다. 하지만 경기 내내 에이스였던 선영씨는 팀이 공격할 땐 팬텀 드리블 등 현란한 발 기술과 함께 깔끔한 수비를 선보였다. 상대방의 거친 압박을 견뎌내며 경기 흐름을 줄곧 내주지 않았던 선영씨는 “볼 경합 중 발바닥을 이용한 드리블로 상대방을 속이며 같은 팀에게 힐패스를 성공했던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웃어보였다.

공을 다루는 기본기가 탄탄한 가영씨가 자신있어 하는 건 팀 동료들과 함께 발을 맞추며 상대를 속이는 ‘2대1 패스’다.

“공을 받아 달려오는 선수에게 살짝 돌려주는 장면이 있는데 다시 봐도 잘했더라고요. 제 패스로 누군가 골을 넣었을 때 쾌감이 있고요. 경기할 때 팀워크가 빛을 발하는 그 순간을 참 좋아합니다. 앞으로도 이 맛에 풋살을 놓지 못할 것 같아요.”

김선영, 이가영<오른쪽> 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사람은 본업이 따로 있지만, 일 외의 대부분 시간을 쏟을 만큼 축구에 진심이다. 광주 서석중학교 기술가정 교사인 가영씨는 퇴근 이후 혼성 풋살을 포함해 주 3~4회 광주여자풋살팀 ‘FS푸른길’에서 활동중이다. 광주FC위민에서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하며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풋살팀에 들어간 그는 가족들과 동료 교사, 제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뛰고 있다.

“평소 즐겨봤던 골때녀에서 일반인 팀과 겨루는 걸 보며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꿈같은 일이 이뤄진거죠. 스포츠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은 이루말할 수 없어요. 지금처럼 즐기며 하루하루 성장하고 싶습니다.”

수학 학원 강사인 선영씨는 2020년부터 ‘FS도토리’에서 주2회 이상 풋살을 배워왔다. 지난해 퀸컵 대회에서 득점 4위를 기록한 선영씨는 학생 때부터 축구를 즐겼고, 인대 파열에도 보호대를 하고 연습을 할 정도로 애정이 깊다. 방송 출연을 앞두고도 틈틈이 시간을 내 부족한 부분을 단련했다.

“풋살은 이유 없이 그냥 좋아요. 경기를 잘 뛴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도 짜릿하고요. ‘저 선수는 절대 못 이겨’라고 들을 수 있도록 더 힘껏 뛰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축구가 취미 그 이상 삶의 일부로 자리잡은 두 사람은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들이었다. 방송 이후 더 욕심이 생겼다는 두 사람은 못 말리는 축구 열정으로 추운 겨울에도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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