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직접 해결나선 기후·환경문제
2025년 02월 06일(목) 00:00
최근 연이어 폭설이 내려 차량 운행은 물론 보행마저 힘든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모임을 결성한 주민들이 마을 제설 작업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으로 제설 작업은 4차선 이상 도로는 시가, 그 이하 도로는 자치구가 맡는다. 하지만 지자체들의 제설작업은 원활한 도로 통행이 목적이기 때문에 아파트 주변 소도로나 주택가, 골목길 등은 제외되기 일쑤이다. 이 같은 불편을 보다 못한 광주 광산구 주민들이 각 동별로 마을제설단을 꾸려 출근길 도로를 정비하고 있어 훈훈한 감동마저 선사하고 있다.

광주일보가 지난 4일 눈이 내리는 새벽 6시, 광주시 광산구 월곡2동 주택가를 찾았다.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에 달하는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주민과 주민자치회 회원, 통장단, 자율방재단원 등 10명으로 구성된 ‘마을제설단’이 제설 장비로 중무장한 채 골목에서 삽과 넉가래 등으로 능숙하게 눈을 치우고 있었다. 제설단원들은 제설차량으로 잘 치워지지 않는 골목, 마을 길, 인도 등의 눈을 치우기 위해 조직된 봉사활동이라고 한다. 월곡2동 제설단은 주민 33명이 5개 구역을 나눠서 활동하며, 광산구에는 21개동에 959명이 활동하고 있다.

마을제설단처럼 주민들이 자신이 사는 마을을 관리하고 가꾸는 자생적인 모임들이 늘고 있다. 북구 양산동에는 양산 호수를 사랑하는 주민들의 모임이 있다. 예전에는 호수 주변이 정비되지 않아 버려지다시피 했으나 주민들이 정성스럽게 가꾸면서 벚꽃 명소가 됐을 뿐만 아니라 호수 무대에서는 수시로 공연이 열리는 등 북구 명소로 자리잡았다. 문흥동의 문화공원지구도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문화와 환경을 조합한 곳으로 유명하다.

마을의 문화와 환경 문제를 민간 주도로 해결하는 움직임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광주시와 각 구청들은 지원과 관심을 기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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