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으로 본 ‘기로에 선 세계’- 김호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
2025년 02월 04일(화) 00:00 가가
‘기로에 선 세계’. 이 겨울, 우리가 겪어내는 이 세계를 축약한 말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어디 올 겨울 뿐인가. 돌이켜보면 세계는 언제나 기로에 서 있었다. 역사도,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생사의 기로에, 선택의 기로에 내던져진 채 우리는 오늘에 이르렀다.
‘기로에 선 세계’는 또한 힌츠페터국제보도상 대상의 이름이기도 하다. 죽음의 기로에서 언론인으로서의 의식을 놓치지 않고 5·18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고 위르겐 힌츠페터(1937~2016)의 정신을 기리고 5·18민주화운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21년에 제정된 국내 최초의 국제보도상. 그 대상인 2024 힌츠페터국제보도상 대상 기로에 선 세계상 수상작 전시회 및 상영회가 지금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기로에 선 세계상’은 ‘가자로부터 온 목소리(Voices from Gaza)’에게 돌아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생사의 기로에 선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구조 활동을 펼치는 ‘가자의 응급 구조대(1편)’와 9살 소녀 엘라프의 시각으로 본 전쟁의 참상을 담은 ‘가자의 어린 목격자(2편)’로 구성된 보도 다큐이다.
‘가자의 어린 목격자’의 첫 장면은 심야의 포탄 소리로부터 시작된다. 포탄이 터지자 어린 소녀의 외마디 비명이 울린다. “오, 제발…” 소녀의 어머니는 창문에 커튼을 친다. 그리고 소녀와 어머니의 대화가 이어진다.
“밤이 너무 무서워요.” “괜찮아, 견뎌내는 수밖엔 없단다.”
한 달 전 마을로 떨어지는 폭탄의 세례에 세 번이나 죽을 뻔했던 소녀는 포연에 갇혀 숨쉬기조차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밥을 먹으러 가는 중에 갑자기 폭탄이 떨어져 마을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던 것이다.
이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낸 이들은 모하메드 사와프, 살라 알 하우, 이브라힘 알 오틀라, 고(故)마르완 알 사와프 등 가자지구의 영상기자들이다.
그 중 마르완 알 사와프 기자는 취재 중 이스라엘 폭격으로 부모, 형제자매, 조카딸을 포함 47명의 가족을 잃고 심한 부상을 입었다. 엄청난 슬픔 속에 카메라를 들고 참상을 기록하다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하였다.
뉴스상을 수상한 ‘지금 가자에선(Inside the Gaza Siege)’은 유세프 함마쉬가 촬영한 것으로 가자지구로 들어갈 수 없는 다른 나라의 취재진을 대신해 가자지구 전쟁의 참상을 전하는 중요한 보도가 됐다. 충격적인 장면은 가까스로 구조한 어린아이를 엄마 품에 전해주려 할 때 어머니가 너무 놀라 쇼크로 사망하는 장면이다. 잦은 정전과 통신장애로 영상 전송에 어려움을 겪으며 휴대폰으로 기사를 썼다고 한다. 이 뉴스는 영국의 채널4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인사이드 이란: 자유를 위한 투쟁(Inside Iran: The Fight for Freedom)’- 게스빈 모하마드, 하페즈, 네치르반 만도, 로빈 반웰이 제작한 특집상 수상작을 만나볼 수 있다. 이란 히잡 시위의 기록을 통해 여성 인권탄압 현장과 그 적나라한 아픔에 직면해볼 수 있다.
공로상인 오월광주상은 베트남 전쟁의 참혹성을 널리 알리고 영상보도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데 기여한 보 수. 고 딘 푹 레, 고 알렌 다운스에게 돌아갔다. 이들의 영상기록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3월 30일까지다.
거짓에 또아리를 틀고, 불안과 선동을 생산해내는 극우 유투버들이 손쉽게 거액을 챙긴다는 혼돈의 시대다. 그래서일까.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수상작이 주는 울림은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깊다. 목숨을 걸고 제작된 이 보도물들은 ‘인간을 놓치지 않는 데 언론의 존재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아프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기로에 선 세계상’은 ‘가자로부터 온 목소리(Voices from Gaza)’에게 돌아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생사의 기로에 선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구조 활동을 펼치는 ‘가자의 응급 구조대(1편)’와 9살 소녀 엘라프의 시각으로 본 전쟁의 참상을 담은 ‘가자의 어린 목격자(2편)’로 구성된 보도 다큐이다.
한 달 전 마을로 떨어지는 폭탄의 세례에 세 번이나 죽을 뻔했던 소녀는 포연에 갇혀 숨쉬기조차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밥을 먹으러 가는 중에 갑자기 폭탄이 떨어져 마을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던 것이다.
이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낸 이들은 모하메드 사와프, 살라 알 하우, 이브라힘 알 오틀라, 고(故)마르완 알 사와프 등 가자지구의 영상기자들이다.
그 중 마르완 알 사와프 기자는 취재 중 이스라엘 폭격으로 부모, 형제자매, 조카딸을 포함 47명의 가족을 잃고 심한 부상을 입었다. 엄청난 슬픔 속에 카메라를 들고 참상을 기록하다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하였다.
뉴스상을 수상한 ‘지금 가자에선(Inside the Gaza Siege)’은 유세프 함마쉬가 촬영한 것으로 가자지구로 들어갈 수 없는 다른 나라의 취재진을 대신해 가자지구 전쟁의 참상을 전하는 중요한 보도가 됐다. 충격적인 장면은 가까스로 구조한 어린아이를 엄마 품에 전해주려 할 때 어머니가 너무 놀라 쇼크로 사망하는 장면이다. 잦은 정전과 통신장애로 영상 전송에 어려움을 겪으며 휴대폰으로 기사를 썼다고 한다. 이 뉴스는 영국의 채널4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인사이드 이란: 자유를 위한 투쟁(Inside Iran: The Fight for Freedom)’- 게스빈 모하마드, 하페즈, 네치르반 만도, 로빈 반웰이 제작한 특집상 수상작을 만나볼 수 있다. 이란 히잡 시위의 기록을 통해 여성 인권탄압 현장과 그 적나라한 아픔에 직면해볼 수 있다.
공로상인 오월광주상은 베트남 전쟁의 참혹성을 널리 알리고 영상보도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데 기여한 보 수. 고 딘 푹 레, 고 알렌 다운스에게 돌아갔다. 이들의 영상기록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3월 30일까지다.
거짓에 또아리를 틀고, 불안과 선동을 생산해내는 극우 유투버들이 손쉽게 거액을 챙긴다는 혼돈의 시대다. 그래서일까.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수상작이 주는 울림은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깊다. 목숨을 걸고 제작된 이 보도물들은 ‘인간을 놓치지 않는 데 언론의 존재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아프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