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 박성천 문화부장
2025년 02월 02일(일) 21:30 가가
영혼의 맛을 느끼게 하는 음식을 ‘소울 푸드’라고 한다. 식성이나 추억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어머니 손맛이 깃든 음식을 일컫는다. 소울 푸드라는 용어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전통 음식에서 유래됐다. 노예제도가 성행하던 시절 백인들로부터 노동 착취를 당해야 했던 흑인들이 먹었던 음식과 연관이 있다. 잠시나마 슬픔과 고통을 잊게 해주었을 음식은 그 자체로 위안을 준다.
거창하게 소울 푸드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한국인이면 좋아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가 짜장면이다. 졸업시즌이면 부모님과 중국집에서 먹었던 음식이 짜장면일 만큼, 짜장면은 국민음식이었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이나 서민이 즐겨 찾는 메뉴이기도 하다.
아이돌 그룹 god의 ‘어머님께’라는 노래에는 짜장면과 연계된 이야기가 나온다. 1999년 발표된 노래는 한 멤버의 유년의 추억을 모티브로 쓰여졌다. “맛있는 것 좀 먹자고 대들었었어/ 그러자 어머님이 마지못해 꺼내신/ 숨겨두신 비상금으로 시켜주신/ 짜장면 하나에 너무나 행복했었어/ 하지만 어머님은 왠지 드시질 않았어/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형편이 넉넉지 않은 탓에 아이는 라면만 먹었던 모양이다. 어느날 아이의 불평에 어머니는 비상금으로 짜장면을 시켜준다. 짜장면 하나에 아이는 행복하지만 어머니는 드시지 않고 짜장면이 싫다고 하신다. 당시 노래는 10대 외에 기성세대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가사는 먹먹한 울림을 줬다.
짜장면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외식 메뉴 중 10년간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짜장면은 2014년 12월 대비 65% 올랐다. 10년 전 4500원에서 7423원으로 상승했는데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평균 8000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국마저 어수선한데 불황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서민의 대표 음식인 짜장면이 가장 많이 올랐다는 소식은 씁쓸함을 준다. 누군가에게 짜장면은 ‘눈물 젖은 빵’과 같은 음식일 텐데 말이다. /박성천 문화부장 skypark@kwangju.co.kr
아이돌 그룹 god의 ‘어머님께’라는 노래에는 짜장면과 연계된 이야기가 나온다. 1999년 발표된 노래는 한 멤버의 유년의 추억을 모티브로 쓰여졌다. “맛있는 것 좀 먹자고 대들었었어/ 그러자 어머님이 마지못해 꺼내신/ 숨겨두신 비상금으로 시켜주신/ 짜장면 하나에 너무나 행복했었어/ 하지만 어머님은 왠지 드시질 않았어/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