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바로 알기] 나이·가족력·생활습관 따라 맞춤형 건강검진 효율적
2025년 01월 19일(일) 18:05
양태영 태영21내과 원장·대한당뇨병학회 부회장
20대, 빈혈·간기능·혈당·혈압 체크
40대, 위내시경·간초음파·폐CT 등
여성, 풍진·자궁경부암 예방접종
검진결과 전문의와 상의·예방 중요

양태영 원장이 만성적인 복부 팽만감을 호소하는 회사원을 상대로 위내시경을 실시하고 있다.

매년 12월이면 그동안 미뤄왔던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시민들로 병원은 북새통이다. 그러다 보니 새해 1월이 되면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본 후 문의차 병원에 내원한 고객들이 많다. 그 중 가장 흔한 질문이 각종 검사 지표의 수치가 갖는 의미에 대한 것이다.

◇건강과 콜레스테롤=50세 여성 김모씨가 LDL-콜레스테롤(일명 나쁜콜레스테롤)이 140mg/dL 로 높아 뇌혈관질환이 걱정되어 병원을 방문하였다. LDL의 정상범위가 130mg/dL 이하이므로 내원한 것이다.

자, 먼저 이렇게 예를 들어보자. “시속 80km로 달리면 과속일까?” 답은 “도로마다 다르다” 이다. 즉, 고속도로(100km/h)에선 오히려 저속이고 자동차전용도로(70km/h)에선 과속이긴 하지만 속도위반으로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또 50km 시내도로에선 과속이면서 위험하고, 30km/h 인 어린이 보호구역에선 치명적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LDL-콜레스테롤은 130mg/dL 이하가 정상이다. 하지만, 당뇨병, 고혈압 등이 있다면 100mg/dL 이하, 심근경색증이나 중풍과 같은 심뇌혈관 질환이 있다면 70mg/dL이하, 심지어 50mg/dL이하로 낮출수록 좋다. 반면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이 없으면 160mg/dL까지는 약물 치료할 필요가 없다. 이렇듯 정상수치, 평균수치 등은 일반적인 통계수치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전문의와의 상담 후 본인에 맞는 약물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반드시 받아야 할 건강검진=김가현(여·40)씨는 유방에 혹이 만져져 유방 조직검사를 위해 내원했다가 국가검진 대상자로 위내시경도 함께 검사받았다. 원래 목적인 유방 조직검사에선 별다른 문제가 없는 양성종양(물혹)이었는데, 위내시경 검사결과 본인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증상이 없었으므로) 위암이 발견되었다. 다행히 조기위암으로 내시경 절제수술만으로 완치판정을 받았다. 위암은 조기에, 즉 암이 퍼지기 전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5%이지만 암이 여러 곳에 퍼져서 발견되면 완치율이 20% 이하로 떨어진다. 즉 초기에 발견하느냐, 진행된 이후에 발견되느냐에 따라 완치되느냐 시한부 인생을 사느냐의 중대한 차이가 생기게 된다.

건강검진은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구할 중요한 기회이므로, 정기적인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매년 일괄적인 패키지 검진보다는 나이와 가족력 그리고 생활습관에 따라 맞춤형으로 하는 게 건강검진을 효율적으로 받는 지혜다. 예컨대, 20대는 기본혈액검사로 빈혈, 간기능, 혈당, 혈압 등만을 체크해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고 A형, B형간염 등의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여성의 경우 풍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40대부터는 1~2년마다 직장이나 국가에서 무료로 실시하는 검진(위내시경포함)을 받으면서 추가로 간초음파는 매년, 대장내시경은 4~5년 그리고 흡연자는 저선량 폐CT를 2년마다 검사하면 된다.

또, 30대의 경우 매년 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지난해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면 올해는 다른 부위 초음파 검사를 받고, 또 그 다음해에는 불편한 부분만 검사를 받는 등 필요한 검사만 선별해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요령이다.

◇생활 속 건강수칙=건강을 유지하는 기본의 첫째는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는 것이고, 둘째는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약물, 식이요법 등으로 잘 관리하는 것 그리고 셋째는 주기적인 건강검진으로 현재 나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문제가 있다면 조기에 해결하는 것이다. 또한 검진결과를 전문가와 상의하여 올바로 판독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건강검진을 했다고 해 능사는 아니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 즉 증상이 있는 경우 추가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

국립암센터는 암 예방관련 10대 수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해야 한다. 폐암·구강암·식도암 등을 예방하기 위해 금연은 필수이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가공식품과 고지방 음식은 줄여야 한다.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암 예방을 위하여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해야 한다.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해야 한다. 가벼운 산책으로 운동은 다 했다고 말할 수 없다. 땀이 나거나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중강도 운동을 하면 대장암·유방암·자궁암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고 예방 접종 지침에 따라 B형 간염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받아야 하며 성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을 해야 한다.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 보건 수칙을 지키고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 없이 받아야 한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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