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고유가 지속…한전, 적자 언제 해소하나
2025년 01월 14일(화) 20:11
에너지 원자재 94% 수입 의존…‘총부채 204조원’ 재무 부담 가중
국제 유가 오르며 LNG 상승 추세…전력 도매가 상승에 지출 증가 우려
총부채만 204조원에 달하는 한국전력공사(한전)의 핵심 목표인 ‘재무구조 정상화’가 암초를 만났다. 산업용을 제외하면 전기요금 인상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례적인 수준의 고환율,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국제 유가 등으로 에너지 원자재 구입 및 생산비 증가가 예상되면서다.

특히 대부분의 에너지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끝없이 치솟는 원·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가 한전의 재무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지난 13일 기준 두바이유가 배럴 당 82.41달러로 지난해 10월 8일(78.98달러)이후 3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11월 18일 배럴 당 70.53달러를 기록한 뒤 2달 가까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 밖에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지난 13일 기준 각각 81.01달러, 78.82달러로 높은 수준을 기록해 지난해 8월 기록한 최고치 경신을 앞두고 있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초 까지도 70달러 초반대를 기록했지만, 연말에 급격히 치솟아 현재는 80달러 선을 상회하고 있다. 급격한 국제 유가 상승은 최근 미국의 러시아 석유 제재에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더불어 이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12·3비상계엄 선포 및 대통령 탄핵 정국 등으로 대내외적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뛰면서 한전의 경영난도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전의 전체 매출 중 60%가량은 전기판매 사업 매출인데,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구매하는 전력 도매가(SMP)를 결정할 때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국제 유가가 오르면 LNG 가격 역시 2~3주 간격을 두고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SMP가 상승할 시 한전의 전력 구매 지출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 한전이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37조 6906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누적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산업용·주거용 등 전반적인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이 필수적이지만, 정부가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 상황과 고물가 추세로 인한 민생 경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만큼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 고환율도 한전의 재정난 극복에 발목을 붙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원자재의 94%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난달 비상계엄 선포 이후 급격히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회복세를 보이지 않으면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초 1300원 초반대를 기록했지만, 지속 상승해 11월에는 1400원대를 돌파했고, 12·3비상계엄 선포를 기점으로 급격히 치솟았다. 현재는 1460~1470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게다가 이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 정세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1500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한전의 재무구조 정상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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