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M 노조, 지역사회 합의 파기하고 설립 5년만에 파업
2025년 01월 12일(일) 19:15
10일 파업 선포후 노조 간부 20여명 4시간씩, 이번주부터 순환 파업
노사민정 합의·직원들 입사하며 작성한 상생발전협정 서약서 부인
민조노총 산하 모빌리티진흥원 “지속 가능성에 대한 도전 직면” 비판

지난 10일 광주시청 앞에서 열린 전국금속노조 광주글로벌모터스지회(GGM 노조) 파업 선포 기자회견.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동조합이 결국 12일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계·시민사회·민간기업·지방자치단체 등이 합의를 이뤄 만들어낸 GGM은 모든 구성원이 입사 시 ‘무노조·무파업’을 골자로 하는 노사상생협정서 준수를 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GGM 노조가 회사와의 약속을 어기고 지역사회와의 합의를 파기한 것이다.

노조 측은 “상생협정서 어디에도 ‘무노조·무파업’ 문구가 없는데도, 마치 이를 전제로 회사가 설립된 것처럼 협박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으나 이 같은 주장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노조의 설립과 파업에 따른 노사 갈등을 우려해 노·사·민·정이 35만대 생산까지는 노사상생협의회에서 노사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노조의 파업이 자칫 사회적 합의에 의한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GGM의 출범 취지를 손상시켜 유사한 일자리 창출, 기존 GGM 투자자 투자금 회수, 현대자동차 위탁 중단 등의 사태로 이어질지에 지역민과 우리나라 경제계가 모두 주목하고 있다. GGM측은 노조원을 제외한 인력으로 일단 공장 가동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12일 민주노총과 GGM 등에 따르면 GGM 노동조합은 지난 10일 파업을 선포하고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가량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전체 노동조합의 9% 수준인 20명으로, GGM 지회장을 포함한 노동조합 내 간부급 직원이다. 이번 주부터 파업 참여 인원 증가 및 부분파업이 전체 파업으로 확대될 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파업 철회에 대한 검토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노조는 앞서 지난해 말 진행한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225명 중 200명이 파업에 찬성(88.9%)해 가결을 선언한 뒤 지난 10일 파업을 선포했다. GGM 노동조합이 결국 쟁의행위에 들어가면서 노·사·민·정 각계에서는 안타까움을 넘어서 탄식이 나오고 있다.

GGM 출범 당시 노동자 대표로 참여했던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은 “안타깝다. 정상적인 소통과 대화로 풀어야 할 문제인데, 힘으로 밀어부치고 있다”며 “최근 열린 노사민정협의회에서 중재조정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는데, 중재위를 통해 소통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GGM 설립에 참여한 주주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특히 주주들은 배당조차 생각하지 않고 있는데도 GGM 노동조합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했고, 투자기업들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GGM의 주주로 참여한 A기업 대표이사는 “GGM 투자기업들은 ‘노사상생발전협정서’ 준수를 토대로 투자를 결정했다. 노동조합의 쟁의로 투자 서약서가 파기됐으니 언제 투자를 철회해도 되는 상황”이라며 “다만 기업들 대다수가 지역 청년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투자에 나섰던만큼, 노동조합도 자신들의 협정서 준수 서약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경영계 관계자는 “GGM 노동조합의 쟁의활동으로 2교대 도입도 무산되면서 지역 청년 300명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생산물량도 줄어들면서 자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업들의 투자 회수가 현실화 되면 노동조합이 일할 곳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GGM 노동조합의 파업은 같은 민주노총으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7일 민주노총 산하의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광주미래차모빌리티진흥원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GGM 노조의 파업을 비판했다. 진흥원지부는 “GGM 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가 찬성으로 가결됨에 따라 우리는 지역경제와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며 “파업은 회사의 성장과 지역경제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광주시는 이번 주 제2차 노사민정협의회를 열고 중재위 구성 및 GGM 상황과 관련 각계의 의견을 청취해 사태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