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쭈물’로 尹 수사 골든타임 허비한 공수처
2025년 01월 07일(화) 00:00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 수괴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떠넘겨 논란이다. 그것도 경찰과 사전 협의도 없이 영장 집행 마감에 임박해 떠넘김으로써 무책임하고 무능함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공수처는 지난 5일 밤 9시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일임한다는 내용을 공문으로 발송했다. 이같은 사실은 영장집행 마감일인 6일 오전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윤 대통령 체포를 외치며 며칠째 눈 속에서 밤을 지샌 집회 참가자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들은 지난 3일 1차 집행에서 경호처에 막혀 5시간 30여분만에 철수한 것을 두고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고 애써 아쉬움을 달래면서 2차 집행에선 엄정한 법 집행을 기대했다. 하지만 느닷없이 경찰에 집행을 넘기면서 의욕만 넘쳤지 경험과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냈다.

공수처는 그러면서 집행권은 경찰에 넘기지만 수사권은 자신들이 행사하겠다고 밝혀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공수처의 이같은 행태는 우물쭈물하다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는 비판을 자초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논란 끝에 체포영장 집행을 공조수사본부(공조본) 체제에서 하기로 경찰과 정리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공조본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가 참여해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위해 꾸려진 조직이다.

우여곡절 끝에 공조본 체제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로 한 만큼 2차 집행에 나설 때는 역할 분담을 제대로 해 실패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1차 집행 때보다 더 격렬한 경호처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엄정한 법 집행으로 헌법 질서를 세우길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에 답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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