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핫플-강진 고려청자박물관] 푸른 세상을 빚다···유물로 만나는 500년 ‘고려청자’
2025년 01월 01일(수) 19:50 가가
9세기~14세기 고려청자 생산 성지
국보·보물 고려청자 80% 강진서 생산
200여 개소 청자요지 집중 보존
소장유물 6561점···파란만장 역사 한눈에
다음달 22일~3월 11일 청자축제
3월9일까지 ‘개성 출토 고려청자’ 전시회
국보·보물 고려청자 80% 강진서 생산
200여 개소 청자요지 집중 보존
소장유물 6561점···파란만장 역사 한눈에
다음달 22일~3월 11일 청자축제
3월9일까지 ‘개성 출토 고려청자’ 전시회
몸과 마음을 움츠러들게 하는 계절이다. 겨울의 색은 흰색, 하얀색 눈이 온 세상을 압도해서다. 하지만 찬찬히 보면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황량한 들판 검붉은 색의 대지와 한나절 온기를 전하는 햇빛은 황색과 백색을 모두 머금고 있다. 그뿐인가 붉게 타오르는 불꽃, 그 속에서도 재가 되지 않고 기어코 단단해진 몸으로 탄생한 청자의 푸른색 특유의 비취색도 있다.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 ‘오방색’, 우리 민족 자연을 담은 색이자 생활의 색이다. 이렇듯 우리 주면은 하나의 색이 압도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때론 돋보였다가도 어우러지며 자신을 낮추기도 한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이고, 아름다움을 찾는 예술의 원리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자연의 빛깔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을 실컷 즐기고, 이를 통해 생기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청자골 강진만 한 곳이 없다.
청자의 고향 강진은 9세기부터 14세기까지 500여 년간 비색의 고려청자를 생산했던 곳으로 현재 200여 개소의 청자요지가 집중적으로 보존돼 있다. 청자를 빚기에 최적인 기후와 흙의 성질이 이곳을 청자 요지로 이끌었다. 우리나라 국보, 보물로 지정된 고려청자의 80%가 강진에서 생산되었을 정도로 고려청자 문화의 중심지였으며, 고려왕실의 유일한 관요였던 고려청자의 성지다.
고급 청자가 만들어졌던 대구면 사당리에 있는 고려청자박물관은 고려청자의 발생과 발전, 쇠퇴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세계에서 청자를 가장 먼저 만든 중국인마저 천하제일이라 칭송한 고려청자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박물관에 고스란히 담겼다.
고려청자박물관 소장유물은 6561점에 이른다. 완품이 195점 도편이 6366점이다. 특별전시실과 기획전시실, 2층 상설전시실 및 수장고를 갖추고 있다.
‘고려 비색(翡色)’으로 불리는 비취색 고려청자는 12~13세기에 본격적으로 만들었다. 음각한 도자기에 백토와 황토를 채워 각기 다른 색 문양을 만든 상감기법이 이때 등장한다. 상감한 도자기를 가마에서 구우면 백토는 흰색, 황토는 검은색을 띤다. 고려청자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68호)도 이 시기 작품이다.
고려청자박물관 2층 상설전시실에는 9세기 청자완, 12세기 청자상감여지문대접, 13세기 청자퇴화연국문과형주자, 상감청자가 쇠퇴해 분청사기로 변모해가는 14세기 청자상감용문매병 등이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다. 색과 문양의 변화를 통해 고려청자의 500년 흥망성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참외 모양 청자퇴화연국문과형주자는 백토와 황토를 붓에 묻혀 문양을 넣은 흔치 않은 작품이다. 청자범종과 청자인장 등 강진 고려청자 요지(사적 68호)에서 출토된 유물 800여 점을 전시한 공간도 볼 만하다. 온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고려청자의 발달 과정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점토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수비부터 1300도에 청자를 굽는 재벌구이까지 청자 제작 과정을 디오라마로 재현한 전시물도 유익하다.
고려청자박물관 뒤쪽에 자리한 청자재현연구동에서는 도자기의 형태를 잡은 성형과 상형, 건조한 도자기 표면에 상감, 음각, 양각, 투각 등으로 문양을 새기는 조각 작업을 직접 볼 수 있다.
사당리 41호 청자 가마와 용운리에서 옮겨 온 용운리 10-4호 청자 가마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고려청자박물관과 나란히 자리한 고려청자디지털박물관에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디지털 체험 시설이 있다.
고려청자박물관은 오는 3월 9일까지 ‘청자만발-개성 출토 고려청자’를 주제로 고려청자의 아름다움과 조형적 우수성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에는 고려 시대 왕실과 귀족들이 사용했을 미공개 개성 출토품 중에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다양한 청자 기종과 문양의 유물들을 통해 고려 시대 공예 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당대 최고의 기량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화려하면서도 절제미를 추구했던 고려 왕실 문화의 높은 수준과 품격을 느낄 수 있다.
고려청자박물관과 청자촌 일대에서는 매년 청자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오는 2월 22일부터 열흘간 계획됐다. 어린이와 여성 중심의 여행과 관광이 이미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역시 ‘강진 누구나 반값여행’과 연계해 정책적으로 추진한다.
청자를 주제로 한 킬러콘텐츠를 강화하고 방한 휴게공간을 확대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청자 벤치 공공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물레성형, 머그컵 만들기, 태토밟기 등을 운영한다. 에어돔과 주 무대는 투명 TFS텐트를 씌우고 족욕 체험장은 덮개를 만들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천년 역사의 진수, K-컬처의 원조 강진 청자를 체험하는 것 자체가 어린이들에게는 학습과 동시에 놀이”라면서 “가족이 모두 함께 참여해 힐링하고 잊지 못할 최고의 추억을 쌓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광주일보=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자연의 빛깔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을 실컷 즐기고, 이를 통해 생기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청자골 강진만 한 곳이 없다.
고려청자박물관 소장유물은 6561점에 이른다. 완품이 195점 도편이 6366점이다. 특별전시실과 기획전시실, 2층 상설전시실 및 수장고를 갖추고 있다.
‘고려 비색(翡色)’으로 불리는 비취색 고려청자는 12~13세기에 본격적으로 만들었다. 음각한 도자기에 백토와 황토를 채워 각기 다른 색 문양을 만든 상감기법이 이때 등장한다. 상감한 도자기를 가마에서 구우면 백토는 흰색, 황토는 검은색을 띤다. 고려청자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68호)도 이 시기 작품이다.
![]() ![]() |
청자축제장 야경 |
점토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수비부터 1300도에 청자를 굽는 재벌구이까지 청자 제작 과정을 디오라마로 재현한 전시물도 유익하다.
고려청자박물관 뒤쪽에 자리한 청자재현연구동에서는 도자기의 형태를 잡은 성형과 상형, 건조한 도자기 표면에 상감, 음각, 양각, 투각 등으로 문양을 새기는 조각 작업을 직접 볼 수 있다.
사당리 41호 청자 가마와 용운리에서 옮겨 온 용운리 10-4호 청자 가마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고려청자박물관과 나란히 자리한 고려청자디지털박물관에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디지털 체험 시설이 있다.
고려청자박물관은 오는 3월 9일까지 ‘청자만발-개성 출토 고려청자’를 주제로 고려청자의 아름다움과 조형적 우수성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 ![]() |
고려청자박물관을 찾은 한 어린이가 박물관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물레성형체험을 하고 있다. |
고려청자박물관과 청자촌 일대에서는 매년 청자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오는 2월 22일부터 열흘간 계획됐다. 어린이와 여성 중심의 여행과 관광이 이미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역시 ‘강진 누구나 반값여행’과 연계해 정책적으로 추진한다.
청자를 주제로 한 킬러콘텐츠를 강화하고 방한 휴게공간을 확대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청자 벤치 공공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물레성형, 머그컵 만들기, 태토밟기 등을 운영한다. 에어돔과 주 무대는 투명 TFS텐트를 씌우고 족욕 체험장은 덮개를 만들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천년 역사의 진수, K-컬처의 원조 강진 청자를 체험하는 것 자체가 어린이들에게는 학습과 동시에 놀이”라면서 “가족이 모두 함께 참여해 힐링하고 잊지 못할 최고의 추억을 쌓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광주일보=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