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원인 규명에 총력을
2024년 12월 30일(월) 00:00
29일 무안공항에서 착륙 중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는 인명 피해 규모로 볼 때 역대 국내 항공기 사고 가운데 보기 드문 대형 참사다. 181명의 탑승객 가운데 생존자 2명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희생자 명단에 오를 만큼 안타까운 사고다.

탑승객 대다수가 광주지역 여행사 상품을 이용한 사람들로 확인되면서 유가족은 물론 지역민들이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번 제주항공 참사는 1997년 8월 대한항공 괌 참사 희생자 228명에 이어 두번째로 큰 인명피해 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사고기에는 지역출신 유력 국회의원 일행 등이 포함돼 충격이 컸다. 1993년에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목포공항으로 가던중 해남 야산에 충돌해 66명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국내 여객기 대형 참사에 따른 지역민들의 피해가 이번에도 반복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역민들이 받은 충격도 크겠지만 유가족들의 고통과 트라우마는 쉽게 치유되기 힘들 정도로 클 것이다. 정부 등 유관기관은 무엇보다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브리핑을 통해 공항 관제탑이 조류 충돌 경고를 한 후 1분 만에 조종사가 조난신호(메이데이)를 요청했고 랜딩기어 없이 착륙하다 5분 만에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조류 충돌로 인한 랜딩기어 작동 불량이 직접적인 원인처럼 보인지만 ‘오버런’으로 충돌 사고를 냈다는 점에서 무안공항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짧은 활주로도 원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기체 결함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 랜딩기어 외에도 다른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점, 이틀 전 사고 여객기를 이용한 고객들의 ‘시동 꺼짐’ 증언을 고려하면 기체 결함이 원인일 수도 있다. 국토부가 블랙박스와 음성기록장치를 수거한 만큼 세밀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당장은 유가족들에게 건네는 어떠한 위로의 말도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우선은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되 원인 규명에 총력을 기울여 다시는 이같은 불행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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