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 속 희망의 매화처럼-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
2024년 12월 29일(일) 21:30
매화는 가장 혹독한 겨울 속에서도 꽃망울을 틔우며 봄을 예고한다. 이처럼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을사년 새해에는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와 도전을 극복하며 함께 희망을 만들어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최근의 계엄 논란은 우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민주주의는 오랜 투쟁과 희생으로 이루어낸 국민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 정치권과 시민사회 모두가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또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국민들의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물가 상승과 실업률 증가는 서민들의 일상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누구나 최소한의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굶주림과 불안 속에서 민주주의의 가치는 설 자리가 없다.

정치적 안정과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치는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그 본질이 있다. 정치권은 국민을 외면하는 정쟁을 멈추고 민생 중심의 협치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특히 계엄 논란과 같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은 투명한 절차와 국민적 동의 속에서 다루어야 한다.

경제 회복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 역시 꼭 이루어여 할 일이다. 점점 더 깊어지고 있는 경제 불황 속에서 서민층과 자영업자를 위한 직접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신재생에너지, 디지털 전환, 청년 창업 등 미래 산업 육성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무엇보다 소득 격차를 해소하고 누구나 기본적인 생계를 보장받는, 경제적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국제 사회에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도 주어진 과제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평화와 협력의 중추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경제적 외교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5·18민주화운동이 보여준 희생과 연대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각자가 작은 실천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정치권만의 몫이 아니다. 서로를 존중하며 연대하는 자세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매화가 추운 겨울을 견디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우리는 지금의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굶주림과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삶을 보장받으며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을사년 새해를 앞두고 필자는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잊지 않고 민주, 인권, 평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함께 화합하고, 함께 희망을 이야기하며,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의 봄날을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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