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상황 속 민주당 낮은 자세로 정국 돌파를
2024년 12월 20일(금) 00:00
12·3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에 돌입하면서 정치권이 급격히 요동치고 있고, 그에 따른 호남 정치의 지형도 급변을 예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탄핵 사태를 계기로 사실상 정국의 주도권을 쥐었다. 여기에 탄핵 완성과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을 품은 호남의 민심이 자칫 민주당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분석들이 있다.

민주당도 호남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거대야당인 민주당은 모든 분야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민주당이 진정 정권 창출을 목적으로 한 정당이라면 ‘호랑이 없는 골에 여우가 왕노릇’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서는 안된다. 호남 민심도 민주당이 오만에 휩싸여 국정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아닌지 지켜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탄핵이 진행되면서 우리 정치의 리더십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에게 부여됐다. 국민의힘이 여당이지만 의원 절대 다수를 차지한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주도권이 더 큰 것은 명약하다. 지난 대선에서 호남 민심은 윤석열 후보에게 역대 보수 후보 최고의 득표율을 안겨줬고, 지방선거에서는 비례대표의 경우 조국혁신당을 찍는 방식으로 민주당에 대한 견제구를 날렸지만 탄핵 정국 아래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어쩔 수 없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민주당은 사심 없이 국정 전반을 책임질 수 있는 정당이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탄핵이 중요한 시점에서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반대해왔던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 것은 야당이 힘을 과시하는 행위로 비쳐질 수 있다. 민주당은 여전히 야당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호남 민심도 민주당이 자칫 의욕이 넘쳐 폭주하지는 않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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