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광주가 2024년 대한민국을 구했다
2024년 12월 16일(월) 00:00 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가결됐다. 12월 3일 비상계엄에서 비롯된 현직 대통령 탄핵 사태는 11일 만에 직무정지로 귀결됐다. 표결 전 여당인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부결을 결의했지만 ‘국민의 힘’이라는 민심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가결이지만 이번은 현직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해 내란을 꾀한 친위 쿠데타라는 점에서 이전 탄핵과는 차원이 다르다. 1980년 이후 44년만의 비상계엄 선포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로 국민들이 받은 충격이 컸던 만큼 탄핵 가결까지 시간도 짧았다. 신속한 탄핵 가결은 대한민국의 강력한 민주적 회복력을 국제사회에 확인시켜 줬는데 그 배경에는 1980년 5월 광주가 있다고 할 것이다.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제안 설명에서 ‘1980년 5월이 2024년 12월을 구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석열이 전두환의 비상계엄 포고령을 참고해 총칼로 국회를 장악하려 했지만 실패한 데는 44년 전 고립무원 상황에서도 죽음을 각오하고 계엄군에 맞섰던 광주시민들의 용기가, 그들이 지키려 했던 민주주의가,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은 5·18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를 준비하면서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뒤집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고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탄핵 가결의 의미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을 실현했다는 데 있다. 헌법 정신 실현에 1980년 5월 광주가 있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광주에 빚을 졌다.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제안 설명에서 ‘1980년 5월이 2024년 12월을 구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석열이 전두환의 비상계엄 포고령을 참고해 총칼로 국회를 장악하려 했지만 실패한 데는 44년 전 고립무원 상황에서도 죽음을 각오하고 계엄군에 맞섰던 광주시민들의 용기가, 그들이 지키려 했던 민주주의가,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