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잠룡’ 민주 이재명 독주·국힘 안갯속
2024년 12월 15일(일) 20:10
민주, 이대표 재판 변수…김동연·김경수·김부겸 주목
국힘, 한동훈 여론조사 앞서…오세훈·홍준표 대항마 거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라 대권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일단 여권의 ‘잠룡’들은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경쟁해야 하는 불리한 처지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여권에 대한 민심도 싸늘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권의 누구도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경쟁력이 있는 마땅한 후보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나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여론조사 지표 등을 볼 때 가장 앞서 있는 대권주자로 꼽힌다.

지난 7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 62.8%를 득표했고, 최근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여권 정치인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

한 대표의 대권 도전에 중요한 변수는 윤 대통령과 어떻게 차별화할지, 그리고 탄핵에 공개적으로 찬성한 한 대표가 보수층 일각의 반감을 극복하고 이들을 끌어안아 중도 확장성을 보일지다.

한 대표는 계엄·탄핵 국면에서 윤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제명·출당까지 추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보인 언행이 당내 주류인 영남·친윤(친윤석열)·중진 의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이에 탄핵 정국에서 선명한 목소리를 내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주류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항마’로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오 시장은 애초 탄핵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나, 막판에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탄핵에 반대하던 홍 시장은 탄핵에 찬성한 한 대표를 향한 비판을 이어가며 보수층 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를 꾸준히 비판해 온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그리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중도층으로의 확장성을 내세워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계기로 지난 대선 경쟁자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독주 체제가 사실상 굳어지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22대 국회 들어 더욱 공고해진 친명(친이재명) 체제를 바탕으로 조기 대선 준비에도 한발 앞설 수 있다.

민주당이 지난 10월 ‘집권플랜본부’를 꾸려 국정 분야별 비전 발굴에 착수하겠다고 나서자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대선 준비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이 같은 독주 체제가 역으로 당내에서 집중적인 견제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특히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는 ‘사법 리스크’가 가장 큰 변수다. 지난달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2심이 속도를 내고 재차 유죄 판결로 이어질 경우 이 대표 독주 체제에 금이 갈 수 있다.

이 경우 ‘비명(비이재명)계 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주목받을 수 있다.

김 지사는 친문(친문재인) 등 비명계 인사를 두루 영입해 이들 중 조직력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총리인 김 전 총리와 친문계 핵심인 김 전 지사도 비명계 구심점을 자처할 가능성이 있다.

/오광록 기자 kroh@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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