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핫’하고 ‘힙’한 템플스테이는 어디?
2024년 12월 13일(금) 00:00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절로 힐링, 신익수 지음
국내외 안팎으로 어지러운 시국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국내는 비상계엄 여파로 정세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안팎의 혼란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또한 빠르게 변하는 세상과 맞물려 현대인들은 날로 지쳐가고 있다. 모든 것이 계수되고 평가되는 세상에서 온전한 쉼을 누리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모든 것은 제자리를 찾아가기 마련이다. 불의는 언제고 드러나기 마련이고 진실은 승리한다는 것은 그동안의 역사가 증명해주었다.

분주함 가운데서도 한번쯤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때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카피가 유행한 적이 있다. 중요한 일들을 잘 마무리하고 쉼을 누릴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가까운 산사로 힐링 여행을 떠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사찰에서 보내는 쉼과 체험이 젊은 층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 전문기자 신익수가 펴낸 ‘절로 힐링-취향 저격! 전국 로컬힙 템플스테이’는 50곳 사찰의 템플스테이를 담았다.

현재 전국에는 150여 개 템플스테이가 진행되고 있다. 책은 그 가운데서 가려 뽑은 것으로 ‘템플스테이 바이블’이라 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 사찰의 핵심정보는 물론 전화번호, 예약방법, 프로그램 등도 수록돼 있어 유용하다.

저자는 “극락도 ‘락’(樂, 즐거움)이라는 모토로 MZ세대가 열광할 힙한 곳들만 추렸다”며 “부처님께서도 ‘부처 핸접’(Hands Up)을 하며 놀라워할 ‘힙플스테이 모음집’이다”고 했다.

책에는 한국판소림사로 불리는 경주 ‘골굴사’ 외에도 댕플스테이 (강아지와 함께하는) 메카 ‘홍법사’, 냥플스테이 ‘묘적사’ 등 다양한 내용이 나온다. 템플버거, 템플김밥으로 외화벌이까지 하는 ‘화엄사’도 있으며 경제 창출 효과가 1조 6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를 품은 ‘용문사’까지 힙플스테이의 다양한 면들을 만날 수 있다.

장성 백양사는 ‘호남 불교의 요람’으로 불리는 사찰이다. 문헌에 따르면 632년 여환(如幻)이 창건했다. 당초 이곳 바위가 모두 흰색이라 ‘백암사’로 불리었지만 백양사로 바뀐 데는 전설과 관련이 있다. 조선시대 환양이 매일 ‘법화경’을 독송했는데 백양이 경을 읽는 소리를 듣고 절로 몰려왔다는 것이다.

백양사 템플스테이의 차별화 프로그램으로 풀장 템플스테이를 들 수 있다. ‘연꽃아이’라 불리는 여름 풀장 템플스테이는 경내에 마련된 풀장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이다. 캠핑 형태로 진행되며 물놀이, 달 포행, 소리 및 움직임 거울 명상 등이 있다. 또한 여름에는 친환경을 표방하는 ESG사찰답게 1박2일 친환경 템플스테이 ‘비자림’ 프로그램도 펼쳐진다. 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사찰음식 명장 정관스님의 선적인 밥상과 강연 등을 볼 수 있는 내용도 있다.

BTS RM이 방문해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었던 여수 향일암은 해를 품을 수 있는 템플스테이로 유명하다. <생각정거장 제공>
여수 향일암은 BTS RM이 페르소나를 벗어던지기 위해 찾는 사찰로 알려져 있다. 금오산에 둥지를 튼 향일암은 해를 품을 수 있다는 의미만큼이나 뜻이 깊다. ‘남해의 소원 명당’이라는 별칭 외에 ‘BTS 소원 명당’이라는 수사가 붙여졌다.

이곳에서는 천수관음전에서 바다 너머 일출의 장면을 보며 참 나를 찾는 명상이 핵심이다. 자세와 호흡법을 익히고 좌복 위에 다리를 틀고 앉아 명상에 돌입한다. 최신식인 세면 시설을 갖춘 방사, 현대식 공양공간도 장점이다. 첫날에 예불 108배 과정이 있으며 날씨가 좋을 때는 금오산으로 포행도 간다.

부록으로 ‘알아두면 쓸데 있는 템플스테이 잡학 사전’도 수록돼 있다. 가장 많은 질문 가운데 하나가 준비물에 대한 것이다. 저자는 개인물병(텀블러), 편안한 옷과 운동화, 개인 세면도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좀 더 쾌적한 고독감을 즐기기 위해서는 “책, 담요, 우산 등을 챙겨가는 것”을 권한다. <생각정거장·2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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