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 - 이보람 예향부 차장
2024년 12월 04일(수) 00:00 가가
식재료 구입 차 들른 집 앞 마트에서 반가운 먹거리를 발견했다. 매년 겨울이면 쌈채소로 즐겨먹었던 푸릇푸릇한 봄동이 야채코너에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벌써 봄동이 나올 시기인가 싶었는데 나온 지 한참 됐다고 직원이 귀띔해준다.
봄동은 노지에서 겨울을 보내 속이 들지 못한 배추를 말한다. 겨울바람을 이기기 위해 잎이 땅에 붙어 퍼져 자라서인지 겉잎이 속잎을 감싸는 결구(結球) 배추와 달리 노란색 속잎까지 한눈에 보일 정도로 바깥으로 잎이 퍼진 모양이다. 고소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이 좋아 쌈채소로 이용되거나 겉절이, 샐러드, 된장국, 나물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된다. 맛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봄동 최대 주산지(진도)에서 나고 자란 탓에 봄동을 보면 반가운 마음부터 앞선다.
봄동은 이름에서 풍겨지는 이미지와 달리 봄이 아닌 겨울철에 맛보는 채소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제철로,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채소’라도 알려져 있지만 이미 초겨울부터 시장과 마트에 등장한다. 그런데도 이름 때문에 봄에 나는 채소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다. ‘봄동’이라는 이름을 가진 데에는 재미난 유래가 전해온다. 봄동의 발음은 ‘봄:똥’으로 표기가 되는데 발음에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게 ‘똥’이다. 땅에 붙어 퍼져있는 모습이 봄에 만난 소똥 같다고 해서 ‘봄똥’으로 불리다가 음식에 똥이라는 표기가 좋지 않아 ‘봄동’으로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
봄동은 생명력이 강하다. 추운 겨울 매서운 바람과 눈서리를 이겨내고 겨울을 난다. 봄의 에너지를 듬뿍 담고 있어서인지 실온에서도 싱싱함이 오래가는 채소다. 영양가 면에서도 뛰어나다. 면역력을 올려주는 비타민A와 C,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봄동 속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을 낮춰주고 다양한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암을 예방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화 방지와 피부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이만한 식재료가 어디 있을까. 올 겨울 우리 가족 식탁의 주인공은 두말할 것 없이 ‘봄동’이다. 밥상 가득 봄동 요리를 즐기며 ‘겨울을 이겨낸 봄동’처럼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내 보자.
boram@kwangju.co.kr
봄동은 이름에서 풍겨지는 이미지와 달리 봄이 아닌 겨울철에 맛보는 채소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제철로,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채소’라도 알려져 있지만 이미 초겨울부터 시장과 마트에 등장한다. 그런데도 이름 때문에 봄에 나는 채소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다. ‘봄동’이라는 이름을 가진 데에는 재미난 유래가 전해온다. 봄동의 발음은 ‘봄:똥’으로 표기가 되는데 발음에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게 ‘똥’이다. 땅에 붙어 퍼져있는 모습이 봄에 만난 소똥 같다고 해서 ‘봄똥’으로 불리다가 음식에 똥이라는 표기가 좋지 않아 ‘봄동’으로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