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모델 박둘선 “매력적인 나주에서 건강한 빵 만들어요”
2024년 12월 03일(화) 20:10
혁신도시에 빵집 ‘브레드플러스’ 연 탑모델 박둘선씨
2년 전 친구 만나러 왔다가 ‘캐나다’ 같은 분위기에 반해 정착
“젊은이들 이주 적극 추천…이주민 여성·탈북민 창업 도울 것”

나주혁신도시에 베이커리 ‘브레드플러스’를 열고 건강한 빵을 만드는 탑모델 박둘선씨. <박둘선씨 제공>

1998년 SBS 슈퍼엘리트 모델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20년 동안 활발한 활동을 해 왔던 탑모델 박둘선(50)씨. 그가 동네 빵집 사장으로 변신했다. 현재 나주 혁신도시 스마트시티 내의 작은 베이커리를 열고 직접 빵을 만드는 박 대표를 그가 운영하는 ‘브레드플러스’에서 만났다.

박 대표는 “‘브레드 플러스’는 ‘빵 이상의 어떤 것’이라는 뜻으로 단순한 빵을 넘어 다른 사람들의 삶에 유익함을 주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1인 빵가게를 운영하는 게 꿈’이었다는 그는 작은 공간이지만 나에게도 유익하고, 다른 이들에게도 건강함을 선사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7월 빵가게를 오픈한 그는 2년 전 친구 복희씨를 만나러 왔다가 나주에 반했다. 그가 본 나주는 로컬 푸드가 발달하고, 산책할 호수가 있으며 서울과 친정인 마산을 오가는 교통이 편리해 매력적이었다. 코로나 시기 머물렀던 캐나다의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혁신도시를 보며 이곳에서 살고 싶어졌다. 건강한 빵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나주는 중·고등학교에서 최초로 유기농 급식을 시작해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고, 작년부터 빵을 만드는 쌀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나주를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7년 전 취미로 빵을 배우며 자격증을 따고, ‘천연 발효종’을 공부했다. 이후 캐나다 이민을 갈 생각으로 경기도 이천의 한 베이커리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본격적으로 빵을 만드는 일을 배웠다. 2019년 캐나다로 떠난 그는 천연 발효를 이용한 빵가게와 건강식품회사에서 일하며 건강한 음식에 관심을 키웠다.

“우리는 빵을 먹으면 몸에 안 좋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캐나다에서 외국인들이 왜 빵을 먹고 건강한 지 이해하게 됐어요. 밀 생산국이기 때문에 밀 상태가 정말 좋고, 설탕과 버터 등이 들어가지 않은 차원이 다른 빵이었어요. 건강한 빵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친구 이름을 따 만든 ‘보키빵’은 최상급 밀로 48시간 동안 숙성시키고 씨앗을 듬뿍 넣어 만든 단백질 빵이다. 곡류의 고소함으로 완성시킨 이 빵은 암환자와 당뇨를 가진 이들도 먹을수 있어 인기다. 브레드플러스는 식이섬유를 가득 넣은 파이버빵, 아이들을 위한 모닝빵, 단호박 무화과 깜빠뉴와 치아바타, 유산균종 크림치즈를 가득 넣은 바스크 치즈 케이크 등 천연 발효종을 이용한 빵 15종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달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슈톨렌도 준비중이다. 박 대표는 위염으로 빵을 잘 못었기 때문에 ‘숙성’과 ‘발효’에 더 집중했다. 그는 암 환자와 어르신들이 자신이 만든 빵을 사갈 때, 유치원 아이들이 꿀식빵을 잘 먹을 때 가장 뿌듯했다.

“빵을 만드는 과정이 힘들지만 정말 건강해요. 우선 성실하고 청결해야하고요. 직접 만들었을 때 구조물이 나오는 행복감, 빵이 잘 만들어졌을 때와 아닐 때의 그 변화감이 매력적이고요. 또 빵가게에 오면 기분이 좋아서 공간이 주는 탁월함이 있죠.”

‘건강’과 ‘유익함’은 모델로 살면서 느끼지 못했던 영역이었다. 모델로 활동하며 경쟁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던 시기보다 15kg이 쪘지만 더 행복하다는 그는 “‘모델 박둘선’ 말고 그냥 나 자체로 삶을 살 수 있는 기제를 캐나다와 빵을 통해 얻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시니어모델 강의와 최근 시작한 건강 교양 프로그램 출연으로 서울을 오가는 것 외에 주 5~6일은 나주에 거주한다. 광주에서 패션 일도 계획하고 있으며 그가 만든 빵으로 온라인 창업도 준비 중이다. 그는 “쌀빵과 천연 발효종으로 만든 빵은 다음날이 더 맛있기 때문에 온라인 상품으로 제격이다”며 “매장은 작지만 온라인 판매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나주 공방에 안착했다”고 했다. 앞으로 직접 로스팅한 커피와 젤라또를 선보일 생각에 설렌다는 그는 ‘건강’에 있어서는 까다롭게 선택해 정직함으로 승부하고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틀은 반죽하고, 3일은 빵을 판매하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서울에서 생활할 때처럼 바쁘지만 자신감 넘치는 하루를 살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건강함을 전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싶어요. 이민 경험으로 이주민 여성과 탈북민들에게도 1인 빵 가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박 대표는 3년 후에는 캐나다에도 빵가게를 열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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