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2040] 공수 전환 예산정국이 심상찮다- 정달성 위민연구원 상임이사, 광주 북구의회 의원
2024년 12월 03일(화) 00:00
현재 예산정국이 심상치 않다. 예산 편성권을 쥐고 있는 정부와 그를 심사하는 국회의 공수가 전환된 상황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반가움을 금할 수 없다.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677조 4000억 원)에서 4조 1000억 원을 감액한 수정안이 통과됐다. 그리고 12월 2일 본회의에서 수정안이 통과할 것으로 예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으로 여야가 10일까지 합의해 달라는 요청에 잠시 시간은 벌었지만 해결 국면은 요원하다고 본다.

쟁점은 특수활동비, 예비비이다. 참고로 투명하지 않게 집행되어 왔기에 ‘쌈짓돈’이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특활비, 예비비 등을 삭감한 것이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뜬금없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보여 많은 국민들을 의아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약 6개월여간 민심을 반영해 새롭게 구성된 22대 국회가 대통령실과 정부의 권한에 맞서 싸우면서도 무소불위의 대통령 거부권과 검찰권력의 벽에 번번이 부딪혀 한계가 있었다. 25번의 법안 거부권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 예산정국을 거치면서 방어만 하던 국회가 아닌 야당이 불필요한 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하면서 공수가 전환된 것이다. 칼자루의 칼 쪽을 잡고 있어도 민심과 함께하면 공격도 하고 승리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멋진 사례이지 않은가!!

애초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은 초부자감세를 위한 예산이자 민생과 경제, 미래 대비에 관심이 없는 민생포기, 미래예산 포기 예산이어서 근본적인 문제였다.

대통령실, 검찰 등 권력 기관의 쌈짓돈은 늘리고 민생 사업 예산을 24조 원이나 삭감한 특권 유지 예산이었고, 야당이 감액한 예산은 대통령비서실과 검찰 등 권력기관 특활비 전액과 과도하게 편성된 예비비 2조 4000억원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대통령실은 특활비 등 4조여 원을 감액해서 민생과 경제가 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악의 세수 펑크난 책임을 돌아보기는커녕 내년에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하며 야당의 발목잡기라며 우는 소리를 하지만, 소가 웃을 일이다.

그간 검찰의 특수활동비는 눈먼 돈, 주머니 쌈짓돈처럼 사용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시민단체 등이 특수활동비 및 업무추진비 검증을 위해 소송까지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숨길 것이 많았던지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회의 기본 권한이자 의무인 예산 심의권을 회복하고, 민심을 받든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잠시지만 공수가 전환된 것도 결국 그들의 가장 약한 고리가 그들만의 자금줄인 특활비 등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 아닐까 한다.

혈세를 눈먼 돈처럼 사용해온 특수활동비 예산안 삭감 투쟁은 끝이 아닌 시작이어야 한다. 특검을 통해 은폐를 밝히고 바로잡아야 한다. 국정조사 등을 통해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나야 한다.

정부 여당은 특활비 등의 삭감에 그들 스스로 왜 이토록 날뛰는지 국민들이 목도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민심을 반영한 국회는 민생과 경제, 미래 대비에 관한 예산 등을 활성화를 위해 기본적인 길을 가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너무나도 합당한 예산안 심의 과정이다. 민생예산 삭감을 감행한 정부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부조리한 예산 삭감을 시작으로 국민의 혈세가 어떻게 쓰이는지 더 깊이 살피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 또한 그들만의 공정과 상식의 나라가 아닌 주권자인 국민의 공정과 상식의 나라이어야 한다.

야당은 공수가 전환된 예산정국 투쟁에서 민심을 받들어 잘 헤쳐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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