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장로에 홍콩거리, 상권 활성화도 좋다지만
2024년 12월 02일(월) 00:00 가가
호남 상권을 대표하는 광주 충장로는 1970~80년대 최대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광주 상권이 다핵화하면서 침체를 겪고 있다. 상가 공실률이 30%를 웃돌 정도로 침체되다 보니 충장로 상권 활성화가 광주시 동구의 최대 현안이 됐다.
광주시 동구가 충장로 3가 이면도로에 홍콩의 밤거리 풍경을 재현한 일명 ‘홍콩 거리’ 조성에 나서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동구는 내년 2월까지 2억 원을 들여 이면도로에 홍콩식 레스토랑과 주점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폐점으로 인적이 끊긴 이곳에 한자로 된 네온사인 간판과 도로 안내판 모양의 조형물 등을 설치해 홍콩의 밤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이다.
홍콩 거리 조성에 대해 동구는 홍콩이 젊은이들의 인기 여행지인데도 광주에 일본풍 상가는 많은데 비해 홍콩풍 점포가 드물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인근에 내년 5월 개장할 예정인 복합 쇼핑공간인 ‘몽키 터미널’과의 연계를 염두에 둔 것도 동구가 홍콩 거리 조성에 나서는 배경으로 보인다.
충장로 상권 활성화에 반대하는 상인들과 시민들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홍콩 콘셉트의 거리는 느닷없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몽키 터미널이란 민간 사업자의 사업을 세금을 들여 도와준다는 오해의 소지도 있다. 2억 원이라지만 충장 상권 르네상스 사업인 ‘핵점포육성사업’ 예산의 절반을 투자하다 보니 적은 혈세도 아니다.
K-pop스타의 거리, 혼수의 거리, 영화의 거리 등 기존 특화의 거리가 성공하지 못한 상황에서 특화거리 남발이라는 지적을 피하기도 쉽지 않다.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상권 활성화 대책에 딴지를 거는 것은 아니지만 느닷없는 콘셉트라는 지적은 안 받았으면 좋겠다. 더 고민하고 시민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찾은 후 시작해도 늦지 않다.
홍콩 거리 조성에 대해 동구는 홍콩이 젊은이들의 인기 여행지인데도 광주에 일본풍 상가는 많은데 비해 홍콩풍 점포가 드물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인근에 내년 5월 개장할 예정인 복합 쇼핑공간인 ‘몽키 터미널’과의 연계를 염두에 둔 것도 동구가 홍콩 거리 조성에 나서는 배경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