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짧은 전쟁사 -그윈 다이어 지음 김상조 옮김
2024년 11월 22일(금) 14:00 가가
연일 격화되고 있는 우·러 전쟁과 맞물려 러시아가 최근 핵 사용의 원리원칙을 담은 ‘핵 독트린’을 개정했다.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는 비핵 보유국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리를 바꾼 것. 이에 따라 매달 백만 명 이상이 죽어 나가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비교적’ 평화를 유지하던 세계열강들이 긴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 3차대전까지 언급되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실정이다.
역사가이자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런던대에서 군사 및 중동 역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윈 다이어가 펴낸 ‘세상에서 가장 짧은 전쟁사’는 국제사 속에서 전쟁이 어떻게 발발했고 끝맺었는지 살펴보는 책이다. 나아가 우리가 전쟁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부터 전투의 기원과 진화, 절대군주와 국지전 양상 및 총력전과 핵전쟁의 비극사까지 둘러본다.
저자는 전쟁도 일종의 ‘제도’라고 간주하면서 이 제도를 어떻게 끝낼 수 있는지 탐구한다. 영장류의 대결 구도부터 예리코, 수메르 등 도시국가의 패권 찬탈의 역사, 유목민과 문명권 세력의 대립 구도 등을 훑어 나가는 한편, 카르타고와 로마의 대결, 나폴레옹의 정복 전쟁과 미국 남북 전쟁, 세계 1~2차 대전까지 굵직한 전쟁사를 조명한다.
전쟁-죽음에 대해 탐구하는 책이지만, 저자는 그와 동시에 타인을 ‘죽이기 싫어하는’ 인간 본능에 대해서도 성찰한다. 드론을 이용해 원거리에서 목표물을 제거한 뒤 트라우마에 휩싸이거나 눈앞의 적을 대면하고도 허공에 총을 발포하는 경우들이 그 예다. 그러면서도 국방예산을 증가하고 있는 열강과 고도화되는 병력 훈련의 양상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린다. <진성북스·2만3000원>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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