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 - 쑨야페이 지음 이신혜 옮김
2024년 11월 22일(금) 12:00
인류 문명에서 구리는 중요한 원소 가운데 하나다. 청동기 시대 청동 무기는 인류사회에 지대한 변화를 가져온 요인이었다. 고대 중국의 합금 기술이 기록된 ‘고공기’에는 무기를 만드는 기술이 나온다. 춘추전국시대 변방에 머물렀던 오나라와 월나라가 전쟁 판도를 바꾸게 된 계기는 청동검 기술이었다. 두 나라는 월왕구천검 등 많은 명검을 제작했으며 병사와 평민 모두 검을 지니고 있을 만큼 전투에 능했다.

원소는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역사적 매개체다. 인류는 고탄소 섬유로 제작된 옷에 익숙해지면서 합성섬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원소에 새겨진 인류의 결정적인 순간을 담은 ‘5개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는 흥미로운 책이다. ‘세상 가장 작은 단위로 단숨에 읽는 6000년의 시간’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책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중국의 촉망받는 신에너지 관련 화학자이자 인기 과학 커뮤니케이터다. 책은 출간 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등이 수상한 그해 최고의 도서에게 주어지는 원진도서상을 수상했다.

인류는 황금 약탈의 시대를 거쳐 구리와 주석의 청동기 시대를 지나 규소가 남긴 기록을 읽고 현재는 고탄소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앞으로는 타이타늄이 가져올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원소를 매개로 과거, 현재, 미래를 읽게 된 것은 주기율표를 중심으로 물질의 근원에 대한 기본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책은 역사와 과학, 교양의 경계를 오가며 원소에 대한 이야기를 다채롭게 풀어낸다.

<더 퀘스트·2만1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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