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노래 선생님 집은 양림동…촬영지로 인기 폭발
2024년 11월 14일(목) 16:55
올해 드라마 ‘정년이’, 23일 상영 예정작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등 촬영지로 활용
지난해 ‘이두나!’ 비롯해 ‘너를 기억해’, ‘구미호 외전’, ‘도시남녀의 사랑법’ 등 다수

tvN 드라마 ‘정년이’ 비하인드 스틸컷 /tvN

여성국극을 다룬 드라마 ‘정년이’가 시청률 14.1%(10회 기준)로 안방에 화제를 불러 일으키면서 덩달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광주 양림동 역사문화마을이다. 극중 정년이의 음악 선생님 패트리샤 김의 집으로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가 등장하자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오는 23일 개봉 예정인 주지훈·정유미 주연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를 비롯해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이두나!’, 2020년 작 ‘도시남녀의 사랑법’까지 다양한 작품이 이곳을 무대로 촬영됐다.

독특한 근대건축물과 고즈넉한 가을풍광이 어우러진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와 우일선 선교사 사택, 이이남스튜디오 등이 방송가에서 주요 로케이션(촬영지)으로 입소문을 탄 것이다.

드라마 ‘정년이’에서 정년이의 음악 선생님 패트리샤 김의 집으로 쓰인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 전경.
‘정년이’ 속 한 장면.
그중 양림동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 하우스는 드라마 ‘정년이’에서 음악 선생님 패트리샤 김(이미도 분)의 집으로 등장했다. 4화에서 정년이(김태리)는 이곳을 방문해 그녀에게 개인지도를 받는다.

과거 유명한 가수였던 패트리샤 김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강한 프라이드와 책임감이 있는 인물이다. 그녀가 매란국극단 연구생인 홍주란(우다비)과 푸른 대문 앞에서 담소를 나누는 장면 등에 게스트 하우스 전경이 담겨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이두나!’를 촬영한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언덕길. 제작진은 촬영을 위해 터널을 새롭게 제작·설치했으나 현재는 철거됐다. <광주일보 자료>
‘이두나!’ 속 한 장면.
1950년대에 건축돼 뉴수마 선교사 사택으로 활용됐던 이 공간은, 지난해 드라마 ‘이두나!’에서 주인공 두나(수지)와 원준(양세종)의 쉐어 하우스로 변신한 바 있다. 1~9편에 모두 등장할 만큼 ‘주 촬영 공간’으로 쓰이면서 극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컸다. 이와 함께 양림동 복합문화공간 ‘10년후 그라운드’와 골목길 곳곳에서도 촬영을 진행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아트폴리곤으로 향하는 돌다리는 촬영 당시 제작진이 설치한 것으로 아직 남아 있다. 주변에 신용구 작가의 ‘꿈의 조각들을 모으다’, 광주 학강초 학생들이 만든 광주양림골목비엔날레 출품작 ‘2024 소리로 빚은 평화’ 등이 있어 산보하며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제작진은 이와 함께 두나와 원준의 키스 씬 배경이 된 ‘붉은 벽돌 터널’도 제작했으나 현재는 철거된 상태다.

조금 더 위편에 자리한 우일선 선교사 사택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계단길은 단풍이 우거져 있어 작은 ‘터널’ 같았다. 이 공간 또한 ‘이두나!’를 비롯해 ‘구미호외전’, ‘장화홍련’ 촬영 당시 주요 로케이션으로 사용됐다.

호랑가시나무 창작소·아트폴리곤 정헌기 대표가 드라마 ‘이두나!’ 촬영 당시 설치해 현재까지 유지 중인 가교 위에서 설명하는 모습.
한편 오는 23일 개봉하는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또한 촬영 장소로 양림동을 낙점했다.

작품은 원수의 집안에서 같은 날 같은 이름으로 태어난 남자 석지원(주지훈)과 여자 윤지원(정유미)의 전쟁 같은 로맨스를 그린다. 두 사람은 열여덟 살을 맞던 여름에 아픈 이별을 경험한 뒤 18년 만에 재회한다.

주연 배우들은 선교사 사택을 비롯해 바로 옆에 자리한 공터 등에서 연기를 펼쳤다. 이이남스튜디오 앞에 길게 뻗은 담쟁이 길, 호랑가시나무 언덕길도 일일 촬영장으로 활용됐다.

우일선 선교사 사택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정헌기 대표는 정유미 배우가 “근대 문화유산 풍경을 간직한 이곳이 너무 아름답다. 광주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고 언급했던 촬영 당시 기억을 풀어놨다. 전국에서 촬영지를 섭외하러 다니는 영화 관계자들도 양림동을 둘러본 뒤 “광주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스팟이 많다”며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이어 “광주 사람에게는 지역 공간들이 익숙할 수 있지만, 이들 장소를 영화나 드라마에서 마주하면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대를 둘러보던 황성연(59) 박효영(여·59) 부부는 “드라마를 촬영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침 일찍 여수에서 찾아와 건물을 살펴보고 있었다”면서 “근대 건축양식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광주, 전남 공간들이 ‘현대 미디어의 옷’을 입게 돼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밖에도 양림동 일대는 영화 ‘해어화’, ‘밀정’, ‘위험한상견례’를 비롯해 드라마 ‘너를 기억해’에서도 촬영지로 채택됐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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