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빠진 사과…맥빠진 회견
2024년 11월 07일(목) 19:35
김건희 여사 문제·명태균 의혹 등 구체적인 내용 없이 사과만
제2부속실장이 김 여사 보좌… 대통령실 인적 쇄신 답변 없어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회견

7일 오전 광주 서구 유스퀘어 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 문제와 명태균 의혹 등 구체적인 사안이 빠진 사과만 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했던 김 여사 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쇄신 등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거나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에서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며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이다”고 사과를 표명했다.

회견장 연단 위 책상에 앉아 담화문을 발표하던 윤 대통령은 사과 발언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정말 쉬지 않고 달려왔다. 국민 여러분 보시기에는 부족함이 많겠지만 제 진심은 늘 국민 곁에 있었다”며 “그런데 제 노력과는 별개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일들이 있었다”고 했다.

또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민들께 감사와 사과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국민들께 사과드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국민들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2년 5월 10일 공식 취임한 윤 대통령은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와 통화 녹음이 공개된 데 대해서는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또 감출 것도 없다”며 “대선에 당선된 이후 축하 전화를 받고 어쨌든 선거 초입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고 움직였기 때문에 수고했다는 얘기도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분명히 있다고 비서실에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부인 김건희 여사와 명 씨가 연락한 데 대해서는 “한 몇 차례 정도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는 얘기를 하는데, 좀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자신과 김 여사가 개인 전화로 사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각종 논란이 불거졌다는 지적과 관련, “저도, 제 처도 취임 후 휴대폰을 바꿨어야 한다”며 “저 자신부터 못 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근본으로 들어가면 저에게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매사에 더 신중하게 처신해야 하는데 이렇게 국민들한테 걱정을 끼쳐드린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말한 뒤 김 여사의 대외 활동에는 “결국 국민들이 좋아하시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활동을 공식 보좌할 제2부속실장을 발령했다고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이미 2년 넘도록 수백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을 조사하고,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했다”며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시 수사하면 제 아내만 조사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을 재수사해야 하는데, 통상 수사로 한번 털고 간 것에 대해서는 반복하지 않는 일사부재리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동해가스전 시추 계획과 관련해 “가장 확률적으로 높은 데에 시추공을 뚫기 시작하고 있다”며 “이게 되기만 하면 수천조가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전 세계의 해상 유전, 가스전 사례를 보고받았는데 한 번에 나오는 사례는 거의 없고, 여러 차례 해야 한다”며 “이게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에 또 많은 영향을 줄 것이고, 잘만 활용하면 우리 미래 세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겠나 한다”고 덧붙였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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