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2전 12승 … KS 불패신화는 계속된다
2024년 10월 29일(화) 00:00
[한눈에 보는 KS 1~5차전]
2박 3일 기다림 끝 1차전 역전 승
불붙은 방망이에 대량 득점 성공
네일·양현종 등 굳건히 마운드 지켜
데뷔 첫 만루포 김태군 역전타까지
김선빈 미친 타격감…우승 이끌어

2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6회말 1사 1, 3루에서 김태군이 1타점 역전 안타를 친 뒤 이현곤 주루 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비가 변수가 된 1차전, ‘눈치 싸움’ 승리 이끈 전상현

지난 21일 시작된 2024 한국시리즈는 시작부터 ‘가을비’라는 변수를 만났다. 5회까지 0-0의 팽팽한 흐름이 전개된 이날 6회초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이 삼성 선두타자 김헌곤에게 솔로포를 맞으면서 ‘0’의 균형이 깨졌다. 네일이 볼넷까지 허용하자 장현식으로 마운드가 교체됐고, 다시 한번 볼넷이 나왔다.

김영웅에게도 초구 볼이 들어가면서 1볼, 그런데 비가 분위기를 바꿨다. 굵은 가을비에 심판진이 경기를 중단시켰고 계속 많은 비가 내리면서 결국 경기는 이날 재개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는 물론 포스트 시즌 사상 첫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고, 22일에도 경기가 비로 순연되면서 23일 ‘2박 3일’의 1차전이 펼쳐졌다.

6회 무사 1·2루에서 재개된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의 선택은 투수 전상현이었다. 전상현의 초구에 김영웅은 번트를 시도했고, 공은 포수 김태군 바로 앞에 떨어졌다. 3루로 공을 던져 원아웃을 만든 KIA는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실점 없이 처리한 뒤 7회말 4점을 뽑아내면서 승부를 뒤집고 5-1 역전승을 거뒀다.

◇불붙은 방망이, ‘슈퍼스타’ 김도영

서스펜디드 승부 끝에 1차전을 뒤집은 KIA는 1회부터 시원한 공세를 펼쳤다. 박찬호의 볼넷으로 시작한 1회말 소크라테스의 안타가 이어졌다. 2루 견제가 뒤로 빠지면서 무사 2·3루의 기회를 잡았고, 김도영이 타석에 섰다.

김도영은 큰 욕심 없이 팀배팅을 하면서 2루 땅볼을 기록, 3루에 있던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최형우와 나성범의 연속 안타 뒤 김선빈이 2루타로 초반 폭격에 나섰다. 이우성의 안타까지 이어지면서 KIA는 1회에만 5점을 뽑으면서 8-3 승리를 거뒀다.

KIA가 1회 잡은 리드를 내주지 않고 승리를 완성하면서 김도영은 결승타 주인공이 됐다. 김도영은 2회말에는 이승민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면서 한국시리즈 첫 홈런도 장식했다. 양현종은 6회 1사까지 8피안타는 남겼지만 2실점(1자책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면서, 36세 7개월 22일이라는 한국시리즈 국내 최고령 선발승 새로운 기록을 작성했다.

◇홈구장 만난 ‘홈런군단’, 삼성 그리고 레예스

플레이오프 MVP에 빛나는 레예스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특급 피칭을 이어갔다. 정규시즌 3번의 만남에서 KIA 타자들을 상대로 8.3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레예스였지만 이날은 달랐다. 몸쪽 커터를 준비했던 KIA 타자들을 상대로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뺏으면서 나홀로 7이닝을 지켰다.

안방으로 돌아온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도 거침없이 돌아갔다. 3회말 이성규를 시작으로 김영웅, 김헌곤, 박병호가 담장을 넘기면서 KIA를 흔들었다. 1차전 승리의 주역 전상현은 7회말 공 2개에 김헌곤과 박병호에게 한국시리즈 통산 9번째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고 물러났다.

KIA 선발 에릭 라우어가 5이닝 동안 8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면서 분전했지만 2개의 홈런에 2실점 했고, 레예스의 호투에 묶인 KIA가 2점을 내는 데 그쳤다.

◇프로 첫 만루포, 김태군의 포효

1차전 선발로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던 KIA 네일과 삼성 원태인이 4차전에서 다시 맞붙었다. 4차전 승부에서는 ‘2번 김선빈’ 카드에 시선이 쏠렸고, 전략은 적중했다. 1회초 박찬호가 내야안타로 물꼬를 튼 뒤 김선빈이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김선빈은 10구째 좌측 펜스 때리는 2루타까지 기록하면서 원태인을 흔들었다.

김선빈을 앞세워 선취점을 뽑은 KIA는 3회말 1사 만루에서 원태인을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김태군의 프로 첫 만루홈런이 한국시리즈에서 장식됐다.

김태군은 삼성 두 번째 투수 송은범을 상대로 좌측 폴 안으로 공을 떨구고 포효했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5번째 만루포였다. KIA는 소크라테스의 투런포까지 더해 전날 패배를 홈런포로 설욕했다. 마운드에서는 네일의 호투가 눈부셨다.

◇간절함으로 만든 우승, 모두가 주인공

2017년 KBO 역사에 없던 통합 MVP에 등극했던 양현종이 다시 마운드에 오른 5차전. 초반 흐름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1회부터 디아즈에게 투런포를 맞은 양현종은 김영웅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했다. 3회에 다시 디아즈에게 연타석 홈런까지 허용하면서 양현종의 무대가 일찍 끝났다. 양현종이 일찍 물러난 마운드에서 처음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투수들은 침착했다. 김도현-곽도규-장현식-이준영-전상현-정해영이 승리에 필요했던 남은 아웃카운트를 더해주면서 KIA는 ‘불패 신화’를 잇고 12번째 우승컵을 챔피언스필드에서 들어 올렸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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