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엄니’ - 박성천 문화부장
2024년 10월 28일(월) 00:00 가가
‘전원일기’는 우리나라 TV 드라마 가운데 최장수 국민 드라마였다. 1980년 10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22년 2개월간 총 1088회 방송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농촌을 소재로 하지만 농촌을 뛰어넘는 사람 이야기로 주목을 받았다. 마을과 공동체, 가족과 부부, 친구와 친지 등 다양한 세대의 모습과 갈등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극중 인물들은 당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었다. 최불암, 김혜자, 고두심, 김용건, 김수미, 유인촌 등 명배우들 연기는 ‘생활 연기’의 맛을 보여주었다. 실제 농촌에서 살고 있는 듯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전원일기’가 최장수 드라마가 되는데 일조를 했다.
그 가운데 ‘일용엄니’ 역을 맡았던 김수미 연기는 단연 독보적이었다. 개성적인 연기와 구수한 사투리, 코믹한 표정은 흉내낼 수 없는 ‘넘사벽’이었다. 김 회장(최불암)집을 중심으로 드라마가 전개되지만 복길이 할머니인 ‘일용엄니’네 집 이야기가 곁들여져 재미가 배가됐다. 김수미는 첫 방영 당시 30대 나이였지만 노인 분장을 하고 ‘일용엄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할 만큼 연기력이 출중했다. 극 중 아들 ‘일용이’ 박은수가 김수미보다 나이가 더 많았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회자가 되었다.
지난 25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는 타고난 연기자였다. 고인은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이후 수많은 작품의 주연과 조연 배우로 활약했다. 영화에도 출연해 ‘마파도’, ‘가문의 영광2’에서 개성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요리 솜씨도 뛰어나 예능 프로에서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정이 많고 음식 대접하기를 좋아했던 터라 고인과 모자사이로 지내는 후배들도 적지 않았다.
배우 김수미가 남긴 많은 대사와 어록은 잔잔한 여운을 준다. ‘수미네 반찬’에서 했던 “사람이 밥 먹고 힘내야 일도 하고 싸움도 한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걸 다 해봐야 돼” 등이 그것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으며 터득한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뭐”도 삶의 철학이 담긴 말이다. ‘일용엄니’ 김수미 연기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skypark@kwangju.co.kr
그 가운데 ‘일용엄니’ 역을 맡았던 김수미 연기는 단연 독보적이었다. 개성적인 연기와 구수한 사투리, 코믹한 표정은 흉내낼 수 없는 ‘넘사벽’이었다. 김 회장(최불암)집을 중심으로 드라마가 전개되지만 복길이 할머니인 ‘일용엄니’네 집 이야기가 곁들여져 재미가 배가됐다. 김수미는 첫 방영 당시 30대 나이였지만 노인 분장을 하고 ‘일용엄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할 만큼 연기력이 출중했다. 극 중 아들 ‘일용이’ 박은수가 김수미보다 나이가 더 많았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회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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