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또 산업용만 인상… 지역기업 부담 커
2024년 10월 25일(금) 00:00
정부가 어제 가정용을 제외하고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키로 하면서 지역 제조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선진국과 달리 산업용 대비 가정용 전기요금이 절반 수준으로 저렴한 상황에서 또다시 산업용만 인상하는 것은 여론의 눈치를 본 정부의 손쉬운 선택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가정용 요금을 올려 국민들의 원성을 사기보다는 정부의 조치를 따를 수밖에 없어 저항이 덜한 기업들의 전기요금만을 올린 다분히 형평성을 잃은 결정이라는 주장이다. 가뜩이나 고금리·고환율에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 기업들은 고정비용이 대폭 상승해 죽을 맛이라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그제 브리핑을 열어 2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하고, 국민경제 부담과 생활물가 안정 등을 고려해 주택용과 식당을 비롯한 상업시설에서 쓰는 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한다고 밝혔다. 국내 전력 총사용량의 53%는 산업용으로 쓰이며, 47%는 가정용과 일반용 등으로 사용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요금 인상을 한쪽으로만 떠 넘길 경우 부담이 너무 큰 만큼 전기요금 인상시에는 가정용과 일반용에도 일부나마 인상분을 부담시키는 게 합리적이다. 한전은 최근 3년간 7차례에 걸쳐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했지만 가정용은 5차례에 그쳤다. 이로 인해 같은 기간 산업용 요금은 1㎾(키로와트시) 당 72.6원이 올라 40.4원이 오른 가정용 인상폭을 크게 웃돌았다.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기업들도 이해하는 바이다. 다만 제조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연속해서 인상하는 것은 기업 경영에 부담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완제품 가격을 높여 물가인상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내후년부터는 선거가 잇따라 있어 또다시 여론을 살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음 전기요금 인상시에는 산업용과 가정용의 합리적인 인상이 추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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