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바꾼 한국시리즈 마운드…KIA·삼성 누가 이득 볼까?
2024년 10월 24일(목) 00:00
우천 순연에 4차전 선발 변화 예고…윤영철 대신 네일 재출격
푹 쉰 레예스 3차전 출격…1차전 66구 원태인 4차전 선발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하늘이 KIA 타이거즈 마운드 전략을 바꿨다.

KIA는 2024시즌 정규시즌을 1위로 마무리하면서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했다.

지난 4일 한국시리즈에 맞춰 훈련에 돌입한 KIA는 차분하게 ‘V12’를 위한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상무야구단, 롯데 자이언츠, 자체 연습경기까지 세 차례 실전도 소화하면서 한국시리즈에 나설 30인을 정하고 선발 로테이션까지 빈틈 없이 마련했다.

하지만 ‘날씨’라는 변수가 KIA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연습경기에서도 KIA는 비를 만나 고생을 했다.

14일 롯데와의 연습경기는 비를 피하기 위해 오후 6시 예정했던 경기를 오후 1시로 앞당겨 진행했고, 18일 준비했던 자체 연습경기는 비 때문에 하루 밀어 19일 치렀다.

우여곡절 ‘가을잔치’ 준비를 마치고 대망의 한국시리즈 무대를 열었지만 시작부터 비를 만났다.

21일 경기가 6회초 중단됐고, 22일로 미뤄진 경기도 우천 순연되면서 23일에 한국시리즈 1·2차전이 연달아 펼쳐졌다.

준비한 대로 제임스 네일과 양현종이 1·2차전 선발로 나섰고, 에릭 라우어의 3차전 출격이 예정됐지만 비로 시리즈 일정이 미뤄지면서 4차전 선발에 변화가 예고됐다.

KIA 이범호 감독은 윤영철을 4차전 선발로 준비했지만 네일이 먼저 마운드를 책임질 예정이다. 비로 하루씩 경기가 밀리면서 4일 휴식을 취하고 4차전이 열리는 27일 네일의 등판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삼성 1차전 선발이었던 원태인도 비 때문에 66구를 던지는 데 그쳤던 만큼 네일과 원태인이 맞대결은 4차전에서 다시 성사될 예정이다.

날씨가 바꾼 선발로테이션이 KIA에는 썩 반갑지는 않다.

KIA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만큼 차분하게 4선발까지 맞춰 마운드 준비를 해놨다. 반면 삼성은 원태인과 레예스라는 막강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불펜에서 약점을 보이면서 선발자원도 전천후로 활용하는 등 선발진 고민을 이어오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비가 삼성 마운드 운영에 숨통을 틔워줬다.

지난 19일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선발로 나섰던 레예스가 넉넉한 휴식을 취한 뒤 3차전에 등판하게 됐고, 1차전에서 호투를 선보인 ‘다승왕’ 원태인도 4차전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삼성은 비 덕분에 원투펀치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삼성도 하루를 더 쉬다 보니까 투수 로테이션 같은 게 (삼성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4선발까지는 맞춰놔서 우리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생각했었다. 상황에 맞춰 최선의 방법을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처음 생각했던 한국시리즈와는 변화된 시리즈가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준비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마운드가 돌아가게됐지만 준비했던 방망이는 계획대로 움직이면서 KIA는 ‘V12’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KIA는 23일 오후 4시 재개된 1차전 승부에서 7회 임창민의 연속 폭투에 이은 소크라테스, 김도영의 연속 적시타로 4점을 뽑으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이어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한 2차전에서는 1회부터 황동재를 상대로 5점을 뽑으면서 빅이닝을 만들었고, 2회에는 김도영의 한국시리즈 첫 홈런도 나왔다. 김도영은 5-0으로 앞선 2회말 이승민의 5구째 142㎞ 직구를 우측 담장 밖으로 날리면서 솔로포를 장식했다.

‘최고참’ 최형우는 2차전 4번 타자로 나서 5회 송은범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고 2루까지 내달렸고,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2루타 신기록을 작성했다. 앞서 최형우는 11개의 2루타를 기록하면서 전준호와 타이를 이루고 있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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