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SAMSUNG, 우천 순연 누가 유리할까
2024년 10월 22일(화) 20:20
KS 사상 첫 서스펜디드 이어 우천 순연…오늘 1·2차전 승자 가려져
이범호 “긴장 낮추고 편안한 상태로 경기”…2차전 선발 라인업 촉각

KBO 2024 한국시리즈 1·2차전이 열리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그라운드에 22일 대형 방수포가 설치돼있다. 지난 21일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시작됐지만 6회초 비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포스트 시즌 사상 첫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고, 이날 예정됐던 경기도 비로 연기됐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하늘이 만든 유례없는 승부, 사령탑들의 눈치 싸움이 펼쳐진다.

31년 만에 성사된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승부가 혼돈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두 팀은 지난 21일 KIA 안방인 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 승부에 나섰다.

부상에서 돌아온 ‘평균자책점왕’ 제임스 네일과 ‘다승왕’ 원태인이 각각 KIA와 삼성의 선발로 나서 마운드 힘겨루기를 펼쳤다.

날씨만 좋았다면 더없이 좋을 승부였지만 비 때문에 1시간 36분 늦게 시작된 경기는 결말을 내지 못했다.

0-0으로 맞선 6회초 삼성 김헌곤의 솔로포가 나오면서 0-1이 됐고 무사 1·2루에서 비로 경기가 중단됐다. 계속된 비로 경기는 재개되지 못했고, 포스트 시즌 사상 첫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서스펜디드가 선언된 뒤 두 팀 사령탑의 표정은 미묘하게 달랐다.

KIA 이범호 감독은 차라리 잘 됐다는 반응이었다. 만반의 준비는 했지만 오랜 시간 쉬면서 경기 감각이 문제가 됐고, 처음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 긴장감도 이날 경기의 변수가 됐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들이 긴장하고 흥분된 모습이 보였다. 2차전 하는 기분으로 하니까 편안한 상태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네일은 이날 75구로 등판을 끝낸 상황. 상대 선발 원태인은 5회까지 66구를 던졌던 만큼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지만 비로 삼성 불펜이 강제로 가동된 점도 KIA에는 호재가 됐다.

삼성 입장에서는 폴 안쪽에 떨어진 김헌곤의 홈런에 이은 연속 볼넷으로 분위기를 탈 수 있었던 상황에 원태인까지 더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22일 두 팀의 상황에 다시 또 변화가 생겼다.

계속된 비에 경기장 사정이 좋지 않고, 비예보도 있는 만큼 KBO는 이날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고 판단해 두 경기를 모두 23일로 미뤘다.

든든한 불펜진을 앞세워 또 한국시리즈 첫 무대를 경험한 타자들의 화력으로 분위기를 바꾸려던 KIA는 하늘만 올려보게 됐다. 부상자가 나오면서 노심초사하고 있던 삼성은 마운드 휴식 시간을 벌었다.

안방에서 개막 분위기를 살리지 못한 KIA는 23일 ‘진짜 한국시리즈’를 치르게 됐다.

이범호 감독은 유례없는 서스펜디드 상황이 재개됐을 때 장면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23일 오후 4시 무사 1·2루, 1볼에서 삼성 김영웅을 상대로 KIA는 1차전을 다시 연다.

KIA의 고민은 ‘어느 투수에게 김영웅 상대 임무를 맡기냐’이다.

김영웅과의 상대전적이 좋은 투수와 작전이 나왔을 때 수비가 좋은 투수를 놓고 이범호 감독은 마지막까지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이 타석을 놓고 눈치 싸움을 하고 있다.

박진만 감독은 “어제 경기 상황에서는 김영웅에게 작전 없이 맡겼다. 투수가 누구냐에 따라서, 시작할 때 누가 올라오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고 작전 여부를 이야기했다.

삼성의 ‘작전’을 고려하고 있는 이범호 감독과 KIA의 ‘투수’에 맞춰 움직이겠다는 박진만 감독의 눈치 싸움이다.

두 감독은 1차전을 하면서도 2차전 라인업과 선발을 놓고 복잡한 계산을 하게 됐다.

불펜진이 좋은 KIA는 양현종을 2차전 선발로 예고한 상황이지만 삼성은 ‘미정’이다. 선발진이 불펜으로도 투입될 수 있는 만큼 1차전 남은 이닝에 투입되는 선수에 따라서 KIA의 2차전 선발 라인업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달갑지 않은 비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과 시리즈 운영까지 두 사령탑의 머리는 더 복잡해졌다.

이틀 연속 ‘가을 잔치’를 방해한 비가 어느 팀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팬들의 시선이 챔피언스필드로 쏠리고 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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