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되고 서비스 저하된 광주트라우마센터
2024년 10월 21일(월) 00:00
광주 트라우마치유센터가 올여름 새롭게 시설을 마련하고 국립 센터로 출범했지만 이용자들은 오히려 지자체가 운영했을 때보다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새롭게 이전한 트라우마 센터의 위치가 예전에 비해 교통 접근성이 떨어져 버스를 타는 이용자들이 수차례 갈아타는 등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개관직후는 점심도 제공되지 않는 등 무성의한 관리로 일관했다고 한다.

트라우마 치유센터는 광주시 서구 치평동 도시공사 건물에 세들어 있다가 화정동 옛 국군통합병원 인근 근린공원에 지상 3층 규모로 지난 7월1일 신축 개관했다. 이 센터 이용자는 5·18관련자 507명을 비롯 여순사건·부마항쟁 등 기타 국가폭력 피해자 752명 등 총 1259명에 달한다.

새로운 센터는 치유 및 상담 등 모든 프로그램을 한 공간에서 서비스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문제는 회원의 대다수가 고령자로 버스를 이용하는데 기존 센터에 비해 접근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의 모티브가 된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85)씨는 고령일 뿐만 아니라 최근 낙상사고로 수술을 받은 상태인데, 트라우마 센터를 이용하려면 북구 신안동 집에서 출발해 서구 양동과 농성동에서 두 차례나 갈아 타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환승하는 과정에 육교를 건너는 것은 물론 센터 앞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도 200여m 골목길과 200여m 산길을 올라야 비로서 센터 건물로 들어설 수 있다고 한다. 김씨뿐만 아니라 북구 두암동이나 문흥동에 사는 고령의 회원들은 움직임이 자유스럽지 않아 아침에 버스를 탈 경우 두 시간 이상이 걸려 힘들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이곳의 이용자들은 모두 국가 폭력에 의해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는 너무나 딱한 사람들이다. 정부는 신속히 예산을 편성해 이용자 전용 셔틀버스를 제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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