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92% - 오광록 서울취재본부 부장
2024년 10월 17일(목) 22:00
10·16재보선 영광군수 투표에서 지역민 절반 이상이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았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을 보면 민주당 장세일 후보는 41.08%(1만2951표)의 득표율로 9683표(30.72%)를 얻은 진보당 이석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는 8373표(26.56%), 무소속 오기원 후보는 512표(1.62%)로 집계됐다. 영광군 전체 투표율은 70.1%를 기록하며, 지역민의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민주당은 혁신당과 단일화에 성공한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도 20%p 넘는 차이로 졌다.

이를 두고 박지원 의원은 17일 “승리는 했지만 회초리를 맞은 선거”라고 표현했다. 영광군수 선거 기간에도 진보당과 혁신당 후보들이 선전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은 이들 정당에 밀렸다. 이에 이재명 대표가 4차례나 영광을 방문해 읍소했다. 영광 출신 국회의원들도 표밭을 다졌고, 중앙당과 의원실 인력들도 영광에 투입됐다. 총력전을 펼쳤지만 민주당으로서 이번 호남 재선거는 무수한 상처를 남겼다. 무엇보다도 절반이 넘는 지역민이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두고두고 뼈아픈 대목이 될 수밖에 없다. 과거 민주당은 호남지역의 각종 선거에서 ‘당내 경선이 곧 본선’이 되는 쉬운 선거만을 치렀다. 이 때문에 후보들은 공천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 뒤 정작 본선에서는 느긋한 선거운동을 했다. 일부는 선거 홍보 차량을 운영하지 않거나 선거운동원도 제대로 배치하지 않았다.

이번 재선거에서 민주당은 ‘호남 본선의 매운맛’을 제대로 봤다. ‘떼어 놓은 당상’인 선거판에서 숟가락만 빨고 있던 민주당에게 이번 재선거는 지역민의 경고다. 혁신당과 진보당의 득표율이 민주당을 압박하기에 충분했고, 이는 2026년 지방선거의 판세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혁신당과 진보당은 이번 재선거를 통해 ‘호남에서의 당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고, 이는 호남에서 이들 정당이 세력화할 수 있는 기반과 동력이 될 것이다. 민주당 말고도 선택지가 다양해진 지역민에게도 기회일 수 있다. 이에 민주당은 ‘등을 돌린 58.92%의 호남의 마음’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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