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 계기로 문학고장 위상 다져야
2024년 10월 15일(화) 00:00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감동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와 전남도 등이 이를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와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했다가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어떠한 행사도 원치 않는다는 작가의 뜻에 따라 대부분 행사를 취소키로 했다. 행사를 준비했던 지역의 단체와 지자체들은 대다수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강 작가가 “많은 책 읽고, 사주는 광주가 되길 바란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광주시는 1인 1책 바우처 행사 등 독서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온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준 국가적 경사이지만 작가의 출생지가 광주이고, 그의 작품 세계가 5·18민주화운동을 관통하고 있다는 점에서 광주·전남 지역민들에게는 더욱 큰 위로가 되고 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발표된 지 수일이 지났음에도 지역민들은 두서너 명만 모여도 작가의 수상을 마치 자신들의 일인 양 기뻐하며 축하하고, 소설 얘기를 나누고 있다.

광주지역에는 이미 북구청과 전일빌딩 등 건물 외벽에 초대형 노벨상 수상 축하 현수막이 내걸린 상태이다. 또 광주시와 전남도, 장흥군 등은 이미 다양한 기념 행사와 문학기념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어제 한강 작가가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행사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함에 따라 이들 계획은 사실상 추진이 어렵게 됐다.

지역민으로서야 문학관 건립도 좋고, 축하 행사들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전쟁중이라는 이유로 기자회견도 마다한 한강 작가의 숭고한 뜻을 이해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제2, 제3의 한강이 나올 수 있도록 지역 문학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기본이고 지역의 청소년들이 문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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