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단체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5·18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 될 것”
2024년 10월 10일(목) 21:27

소설가 한강.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의 작가 한강씨가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자 광주의 5월을 전 세계에 알리는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5월의 광주의 아픔과 진실을 담고 있는 한씨의 작품이 전 세계인들에게 다시 한번 알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10일 5·18기념재단과 오월단체는 한씨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일제히 축하했다.

단체들은 그의 대표작 하나인 ‘소년이 온다’가 재조명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에서 40만부 이상 판매된 ‘소년이 온다’는 영미권에서 ‘휴먼 액트’(Human Acts)로 번역되는 등 20여개 국에서 출간돼 ‘오월’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소년이 온다’는 5월 광주를 다룬 여러 작품 가운데서도 압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1980년 5월 18일부터 10일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상황을 들여다본다. 희생자뿐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가미해 역사의 기억과 상처를 정치하게 파고든다.

소설은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서 싸운 중학생 동호와 그후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받는 내면을 생생하게 그린다.

중학교 3학년인 동호는 친구 정대가 총격에 죽음을 맞자,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시신들을 수습하며 그들의 혼을 위로하던 중, 정대의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그날 동호는 엄마와 형, 누나들의 말을 듣지 않고 도청에 남아 저항하던 중 죽음을 맞는다.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과 누나들은 이후 경찰에 연행, 고문을 받고 살아 있음을 고통으로 여기며 삶을 이어간다. 그는 이 작품으로 인간의 잔혹함과 악행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 것으로 평가된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수상을 축하한다”면서 “1980년 당시 광주의 아픔을 가장 문학적으로 알리는 작품을 쓴 그의 수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5·18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한다”며 “이미 그의 작품이 연극으로 탄생한 것으로 아는데 다양한 해석 작업이 이뤄져 5·18민주화운동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재혁 5·18유족회장도 “당시 광주의 시공간에서 벌어진 잔혹한 학살의 참상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작품을 쓴 그의 수상은 광주의 아픔을 이미 세계가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의 수상으로 5월에 대한 왜곡과 폄훼가 사라졌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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