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장기화에 수도권 원정출산이라니
2024년 09월 30일(월) 00:00 가가
의정 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수도권으로 원정 출산을 떠나는 지역 산모들이 늘고 있다. 원정 출산을 떠나는 산모들의 대다수는 고위험군 임신부들로 태어난 후 집중치료를 받아야 할 미숙아·다태아에 대처할 전문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광주지역 한 상급병원만 하더라도 최근 한 달 사이 4명의 고위험군 임신부들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으로 원정 출산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세쌍둥이를 임신한 A씨는 임신 27주차에 조기분만 진통으로 이 병원을 찾았지만 이틀 만에 서울지역 상급병원으로 이송돼 분만했다. 조기 분만 신생아를 담당할 소아과 전문의 부족으로 감당이 어렵다고 판단한 해당 병원이 광주를 비롯해 전국 13개 상급병원에 이송 문의를 했지만 모두 ‘수용 불가’라는 회신을 받고 급하게 서울 병원으로 보낸 것이다.
이 병원에서만 다태아와 미숙아 등 고위험군 임산부 4명이 서울과 경기에서 원치 않은 원정 출산을 했다. 실제 이 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에는 주간 근무 전문의 1명과 촉탁의 4명이 돌아가며 야간과 공휴일 근무를 맡고 있어 고위험군 출산에 대처가 불가능하다.
의대 증원에서 비롯된 의정 갈등이 풀리지 않는다면 지역 산모들의 원정 출산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의료 공백이 더 길어지면 고위험군 산모들이 출산 과정에서 사망하는 의료사고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전문의가 줄어드는 마당에 의료사고가 발생한다면 일반 산모들의 불안감도 심화될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의정 갈등이 시작된 올해 신규 개설한 의원급 병원의 80%가 피부과였다. 산부인과는 전국에서 6개 밖에 문을 열지 않았고 광주·전남에는 의원급 세 곳만 개업했는데 산부인과는 아예 없다. 지역 산모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의정 갈등을 해결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의정 갈등이 시작된 올해 신규 개설한 의원급 병원의 80%가 피부과였다. 산부인과는 전국에서 6개 밖에 문을 열지 않았고 광주·전남에는 의원급 세 곳만 개업했는데 산부인과는 아예 없다. 지역 산모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의정 갈등을 해결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