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11’ 기운 받아랏!…KIA 김기태 전 감독 시구
2024년 09월 26일(목) 00:00
2017시즌 주역들과 감동의 재회 “KS 우승 기원”

김기태 전 감독이 25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롯데와의 경기 시구자로 나서 공을 던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2017년 ‘V11’ 주역들이 챔피언스필드에 다시 모였다.

김기태 전 KIA 감독이 25일 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2017년 사령탑으로 우승을 지휘했던 그는 이날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시구자로 모처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김기태 감독이 경기장을 찾으면서 7년 전 기억들이 소환됐다.

올 시즌 KIA 지휘봉을 들고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이범호 감독은 팀의 주축 선수로 뜨거운 타선의 중심이었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앞선 시리즈 부진을 털어내는 만루포를 장식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은 “김기태 감독님 계실 때 최상의 멤버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야구관도 감독님이 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선수를 위한 감독을 말씀하시기도 했고 나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면서 해왔다”며 “감독님이 많은 기 주고 가시면 좋겠다”고 김기태 감독의 방문을 반겼다.

2017년 선수단을 이끌었던 ‘주장’ 김주찬은 롯데 타격 코치로 이날을 함께 했다. 김주찬 코치는 훈련이 끝난 뒤 김기태 감독을 찾아 반가운 포옹을 나눴다.

2017시즌에 20승을 달성했고, 한국시리즈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책임졌던 양현종은 이날 경기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양현종은 시구자로 마운드에 오른 김기태 감독과 진한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중계석에서도 김기태 감독과 특별한 추억이 있는 이대형 위원이 자리했다.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던 김기태 감독은 다양한 시도와 도전으로도 화제를 모았었다. ‘러브 투게더 시프트’도 김기태 감독이 연출한 화제의 장면 중 하나로 남아있다.

2015시즌 5-5 동점이었던 9회초에 나온 장면으로 고의 사구를 지시한 김기태 감독은 투수 심동섭의 폭투를 우려해 3루수 이범호를 포수 뒤에 배치하는 ‘4루수’ 작전을 썼다.

허를 찌르는 승리를 위한 간절한 전략이었지만 포수를 제외한 모든 야수는 페어지역에 자리해야 하는 만큼 실제 시프트가 가동되지는 못했다.

이범호 감독은 “갑자기 부르셔서 가장 먼저 이야기를 들었다. 왜 부르실까 했는데, 동섭이 폭투를 우려해서 뒤로 가 있으라고 하셨다”며 “되나싶으면서도 진짜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을 했다. 고의사구 때 뒤로 공이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어려워하는 투수가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당시 3루 주자가 나였다. 그때 정말 폭투가 나왔을 지도 모른다”면서 이범호 감독의 이야기에 동감한 이대형은 “그때 3루에서 들어가려고 움직이니까 감독님이 의식을 하셨다. 그러더니 갑자기 수비수를 뒤로 빼셨다. 수비수가 라인 밖으로 나가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게 엊그제 일인데 시간이 정말 빠르다”고 웃었다.

한편 김기태 전 감독은 “좋은 추억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당시 마지막까지 힘들게 우승을 했다. 대패하고 마지막에 이겨냈을 때 선수들이 대단했다. 어려운 여건이었는데 잘 넘어갔다”며 “큰 영광이다. 우승을 한 것 보니까 팬분들도 다 좋아하시더라. 축하한다. 이범호 감독을 비롯해 모든 선수들, 프런트, 팬들의 성원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한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많은 응원을 보내겠다”고 시구자로 나선 소감을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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