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 푸어 - 이보람 예향부 차장
2024년 09월 25일(수) 00:00 가가
“고3 아이들 학원은 언제까지 다니나요” “중2 아이들은 수학 영어 선행 어디까지 배우고 있을까요” “주말마다 학원 테스트·상담을 다니는데 보통 일이 아니네요” “인강 vs 학원 어떤 걸 추천하시나요”… 자녀들의 교육 정보를 얻기 위해 모인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의 단골 키워드는 역시 ‘학원’ ‘사교육’에 관한 이야기다. 학교 수업만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입시 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학원은 필수가 되어버렸고, 집안 기둥뿌리 뽑히는걸 알면서도 투자해야하는 사교육을 언제까지 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진다. 수년째 같은 질문이 계속되고 있지만 특별한 해결방안 없이 질문과 공감만 반복될 뿐이다.
‘에듀 푸어’라는 말이 있다. ‘부채가 있으며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상태임에도 많은 교육비를 지출하며 빈곤하게 사는 가구’를 뜻하는 말로, ‘에듀케이션 푸어(Education Poor)’의 준말이다. 집은 있지만 담보 대출 때문에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에서 유래했다.
요즘 부쩍 이 단어에 꽂혀 있다. ‘나는 과연 에듀 푸어 인가’ 묻고 또 묻는다. 한 과목에 학원을 두 개씩 보내거나, 하기 싫다는 아이 억지로 사교육에 등 떠미는 극성 부모는 분명 아니지만 사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감당하기엔 역시 벅차다. 같은 시대를 사는 중·고등학생 학부모들이라면 다들 공감하리라.
교육부와 통계청이 조사한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1000억 원이었다. 3년 연속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 4000원으로 조사됐지만 이는 초·중·고교 평균치 일 뿐 고등학생들의 학원비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밖에 없다. 출산율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교육비 부담은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할까.
오늘(25일)은 수능 D-50일이다. 대학입시 하나만을 위해 달려온 12년의 고생이 마무리되는 날도 이제 50일 밖에 남지 않았다. 이 시기가 지나면 ‘에듀 푸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기대를 가져본다. 그동안 애써온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마지막까지 힘을 내어보라 응원을 해주고 싶다.
/boram@kwangju.co.kr
오늘(25일)은 수능 D-50일이다. 대학입시 하나만을 위해 달려온 12년의 고생이 마무리되는 날도 이제 50일 밖에 남지 않았다. 이 시기가 지나면 ‘에듀 푸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기대를 가져본다. 그동안 애써온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마지막까지 힘을 내어보라 응원을 해주고 싶다.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