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석대 - 김지을 정치부 부장
2024년 09월 23일(월) 22:30 가가
“나중에 하나가 밝혀지니까 아니에요. 쟤는요. 이런 나쁜 짓을 했고요. 거짓말시켰고요. 누구 때리라고 그랬고요. 도둑질하라고 그랬고요. 서로 손들면서 잘못을 막 공격을 하잖아요.”
최근 지상파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보수 패널(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의 공천 개입 의혹을 언급하면서 활용한 비유다. 그는 담임 교사가 바뀐 이후 태도를 바꿔 엄석대의 악행을 폭로하고 저항하는 급우들을 소환하면서 “발화점이 이번 사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말로 시작해 말로 끝나는 한국 정치권에서 비유를 활용한 메시지는 특히 주목받는다. 최근 ‘비유정치’의 단골 소재가 이문열 작가의 단편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등장인물들이다.
기억되는 정치인이 이준석(경기 화성을) 개혁신당 의원으로, 그는 지난해 3월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엄석대를 소환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엄석대에, 국민의힘 의원들을 엄석대에게 꼼짝 못 하는 학생들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소설 속 엄석대는 무기력한 5학년 담임교사의 묵인 하에 급우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군림하는 반장이었지만 6학년에 올라가서는 담임 교사가 바뀌면서 몰락한다.
디올 백 사건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처분 권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항소심 선고, 마포대교 순시, 관저 공사 감사 결과를 통해 제기된 수의 계약 지시 여부, 채 해병 사건의 징계 무마 의혹 등….
김 여사 관련 의혹들이 온갖 정치 이슈 한 복판에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최근 제기된 공천 개입 의혹이 트리거(방아쇠)로 작동할 수 있다는 말이 정치권에 흘러다닌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최근 ‘머로의 순간’(Murrow moment)이라는 말을 소개하며 “한국 언론에 머로 순간이 오고 있다”고 했다. CBS의 에드워드 머로가 지난 1954년 조 매카시(당시 상원의원)의 색깔론 공세를 비판했던 걸 두고 만든 말. 언론이 유력 정치인의 말을 조신하게 받아쓰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비판적으로 돌아서는 순간을 뜻한다.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논조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dok2000@kwangju.co.kr
최근 지상파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보수 패널(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의 공천 개입 의혹을 언급하면서 활용한 비유다. 그는 담임 교사가 바뀐 이후 태도를 바꿔 엄석대의 악행을 폭로하고 저항하는 급우들을 소환하면서 “발화점이 이번 사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기억되는 정치인이 이준석(경기 화성을) 개혁신당 의원으로, 그는 지난해 3월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엄석대를 소환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엄석대에, 국민의힘 의원들을 엄석대에게 꼼짝 못 하는 학생들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 관련 의혹들이 온갖 정치 이슈 한 복판에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최근 제기된 공천 개입 의혹이 트리거(방아쇠)로 작동할 수 있다는 말이 정치권에 흘러다닌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최근 ‘머로의 순간’(Murrow moment)이라는 말을 소개하며 “한국 언론에 머로 순간이 오고 있다”고 했다. CBS의 에드워드 머로가 지난 1954년 조 매카시(당시 상원의원)의 색깔론 공세를 비판했던 걸 두고 만든 말. 언론이 유력 정치인의 말을 조신하게 받아쓰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비판적으로 돌아서는 순간을 뜻한다.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논조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