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은둔청년들 “일본서 자신감 생겼어요”
2024년 09월 22일(일) 17:55
요코하마서 사회복귀 연수 프로그램 ‘한달 살이’ 도전 중
빵집·식당·농장·보육시설 현장서 사회적 재활·직무 경험
시, 전국 첫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설치 3년간 104명 지원
광주에 거주하는 은둔 청년들이 일본 요코하마에서 ‘사회생활 연습 한달 살기’에 도전하고 있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지원을 받은 광주 은둔 청년 3명이 지난 1일부터 30일까지 일본 K2인터내셔널그룹의 ‘히키코모리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해 사회적 재활과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고 있다.

일본식 표현인 히키코모리는 정신적인 문제나 사회생활에 대한 스트레스 등으로 사회적인 교류나 활동을 거부한 채 집 안에만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번 연수는 광주시 은둔형외톨이 사회복귀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지난해 광주시·광주시의회·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가 함께 참가한 선진지 연수에서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와 K2인터내셔널그룹이 은둔형외톨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인적 교류협력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K2그룹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의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공동생활, 동료 만들기, 취업 트레이닝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참가자들은 연수 수료 후 K2그룹이 운영하는 카페, 식당 등 5개 점포에서 일하고 급여를 받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연수에 참가한 은둔 청년들은 K2그룹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며, 매일 오전 7시 영상 소통 플랫폼 ‘줌(zoom)’으로 진행하는 아침조회에 참석해 일본 각지 은둔 청년들과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 등을 갖고 각자의 일 배움터에서 하루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이들은 농장, 식당, 빵집, 보육 시설, 시장 등 사회 곳곳에서 취업 트레이닝을 받고, 일본 문화체험과 일본어 연수, 상담, 과외 활동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오는 28일에는 일본 요코하마시에서 열리는 ‘제12회 한·일 청년포럼’에 참가해 자신들의 은둔 경험과 요코하마 연수 투어 활동 등을 알릴 예정이다.

연수에 참가한 한 청년은 “그동안 좌절로 가득한 삶이었는데, 센터에서 여러 도움을 받아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면서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 주변에서도 얼굴이 밝아졌다는 소리를 들어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최선영 광주시 돌봄정책과장은 “은둔 청년들이 이번 연수를 통해 사회 복귀와 자립 의지를 다졌으면 한다”면서 “은둔 당사자들이 사회에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연수를 진행한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는 2022년 광주시 민간보조사업으로 설치됐으며, 은둔 당사자 상담, 생활습관 개선, 대인관계 개선, 사회기술 훈련 등 맞춤형 단계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총 104명에게 1030건의 상담 등을 지원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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