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시민 건강 대비할 기후위기 대응 시급
2024년 09월 20일(금) 00:00
올해 여름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가 최고 기록을 보였으며, 그에 따른 인명 및 농축산물 피해 등도 역대급이다. 한국의 기후를 표현하던 ‘삼한사온’과 사계절의 특징이 사라진 지 오래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여름이 5월부터 시작해 9월까지 다섯 달에 걸쳐 맹위를 떨치는 동남아 국가와 비슷한 기후로 변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봄과 가을이 사라질 날도 머지않았다. 문제는 여름이 길어지면 기온이 올라가고, 그로 인해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는 점이다. 기후 위기와 시민들의 건강을 연계한 국가나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리나라의 폭염을 말할 때 으레 등장하는 절기가 처서(處暑)이다. 예로부터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처럼 처서 이후에는 기온이 떨어져 여름이 가고 서서히 가을이 오는 걸로 여겨졌다. 이 때에는 파리나 모기도 사라지고 귀뚜라미가 하나둘씩 울기 시작한다. 하지만 올해에는 처서가 지나고 한달이 다 되도록 폭염이 계속됐다. 심지어 추석이 지나고도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머지않아 가을의 시작을 10월로 잡아야 할 지도 모른다.

올 여름 광주·전남지역 폭염일 수는 31.1일, 열대야일 수는 36.3일로 역대 최고이다. 이로 인해 온열질환자도 약 470명으로 역대 최고이며, 온열질환으로 숨진 지역민도 무려 6명에 달한다. 지난 2020년·2021년과 비교하면 온열질환자와 사망자 수는 3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이 사람 잡는 폭염은 우리나라 전역을 덮쳤으며 심지어 제주도는 열대야일 수가 73일에 달했다.

이제 폭염을 단순히 기후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노인과 취약층 건강, 노동 환경 등과 연계해 인명 피해를 막을 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 필요하다면 기후와 복지를 아우르는 행정 직제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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