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 - 오광록 서울취재본부 부장
2024년 09월 20일(금) 00:00 가가
‘명절 민심’에 따라 선거 판세가 달라진다. 정치권 안팎에서 정설처럼 여겨지는 말이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4번의 총선 결과를 살펴보면, 전년도 추석 직후에 실시된 여론조사와 이듬해 총선 결과가 거의 일치하면서 ‘명절 효과’는 일종의 ‘과학’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명절 연휴를 앞두고 각 정당 지도부뿐 아니라 지역구 의원들도 민심을 잡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현역 국회의원은 서둘러 지역구를 찾아 조직을 다지고, 각 정당도 광주·전남지역 주요 고속도로 진출입구와 터미널·기차역 등지에서 고향을 찾는 유권자 등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영광·곡성 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혁신당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추석 민심 잡기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몇 몇 여론조사를 통해 양당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번 추석 민심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민주당은 대규모 선거 지원단을 꾸리고, 연일 선거구를 찾아 표심에 호소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재선거에서 ‘텃밭 사수’만큼이나 지지율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호남 재선거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의 전초전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각 당의 지지율 변화에 따라 지역 정가의 지형도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혁신당도 조국 대표가 영광과 곡성에 집을 얻은 뒤, ‘한 달 살이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등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일부 선거구에서 진보당의 지지율도 두 자릿수를 넘기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처럼 이번 광주·전남지역 재선거는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 됐던 관행에서 벗어나 ‘본선을 지켜봐야 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에 각 당도 지역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열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번 추석 이후 민심이 어느 당의 손을 들어줄지 여부도 관심사지만 모처럼 ‘본선 경쟁’을 통해 정치권이 지역 민심을 더욱 세심하게 살피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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