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된 순간 기억하며 실력으로 이름 알리는 선수 되길”
2024년 09월 13일(금) 00:00
신인들 맞은 KIA 선수들, 당시 기억 떠올리며 격려·당부 전해
최형우 “후배들 들어와 뿌듯한데 나이 차 많아 나를 모를 듯”

KIA 나성범(왼쪽부터), 장현식, 김태군.

11일 진행된 2025 KBO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야구 무대에 도전하는 새 얼굴들이 확정됐다. 당시를 떠올린 KIA 타이거즈 선수들은 반가움과 기대감으로 새로운 후배들을 반겼다.

2013 NC 1라운드 지명을 받았던 투수 장현식은 “이번에 지명받은 선수들과 드래프트 띠동갑이다. 내가 2013드래프트다. 추억이 새록새록 난다. 행복했다. 열심히 한 보람도 있었다. 그때 했던 기억으로 안 될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한 게 지금까지 온 것 같다”며 “지명받고 스포트라이트틀 받고 들어온 선수는 아니었다. 스포트라이트 받은 선수들보다 더 유명하고 잘한 선수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해왔다”고 이야기했다.

2020 KIA 1차 지명선수인 정해영은 “후배들이 또 들어온다고 하니 나이 먹었다는 게 느껴진다(웃음). 1차 지명을 앞두고 형이 호랑이가 우리집 오는 꿈을 꿨었다. 그 꿈을 꾼 뒤 다음에 연락을 받았다”며 “운명처럼 KIA에 왔는데 앞으로도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계속 활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9 한화의 1차 지명 선수인 변우혁은 “불면증이 너무 심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변우혁은 1차 지명 선수로 미리 구단의 귀띔을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변우혁은 “확신이 있어야 하는 스타일이다. 확정이 안 나니까 발표나기 전까지 괜히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당시 2차 4라운드 지명을 받아 변우혁과 나란히 한화 유니폼을 입었던 투수 김도현은 “지명장에서 얼떨떨했다. 내 이름 맞나 생각했었다”며 “뽑히고 나서 우혁이에게 가장 먼저 연락왔었다”고 지명날을 이야기했다.

연세대를 거쳐 NC에서 2012년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나성범은 “지명받은 선수은 면접을 합격한 것이다. 면접은 됐으니까 이제 직접 와서 자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명을 받지 못한 후배들을 향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도 정했다.

나성범은 “사실 프로 지명에 100%를 걸었을 것인데, 아쉽고 안타까울 것이다. 이게 다는 아니다. 고등학교 선수들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 좌절하지 않으면 좋겠다”며 “나도 준비를 잘해서 프로에 왔다. 너무 좌절하지 않으면 좋겠다. 얼리드래프트도 있다. 더 좋은 기회가 올 수도 있다. 긴장감 늦추지 말고 준비 잘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지명을 통해 모교 후배들을 맞게 된 이들도 있다.

전주고를 대표하는 선수 최형우. 이번에 전주고 투수 이호민과 내야수 엄준현이 각각 2라운드와 9라운드에서 호명을 받으면서 KIA 유니폼을 입게 됐다. 최형우는 “뿌듯하기는 한데, 애들이 나를 모를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한 지가 23년이나 됐다. 애들이 태어나기도 전이다. 애들은 모른다”고 웃었다.

부산고 출신인 포수 김태군, 5라운드 지명을 받은 김창엽이 그의 후배다.

김태군은 “당시에는 인터넷 문자로 지명을 확인했었다. 그런데 지명 날짜를 착각하고 있었다. 봉황대기 대회 하려고 올라가는 길에 후배가 ‘지명받았다’고 깨워서 알았다”고 말해 사람들을 웃게 했다.

이어 “고향 떠나 반대쪽으로 올 텐데 와서 적응 잘하고 프로 왔으니까 돈 받는 만큼 해야 한다. 항상 겸손하게 잘했으면 좋겠다. 10일 정도는 기분 좋을 것이다. 와보면 느낄 것 같다. 아마추어 때 최고를 달렸던 선수들이지만 퓨처스 풀타임 못 뛰는 선수들도 많다. 백번 말하는 것보다 직접 와서 본인이 느껴보면 좋겠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공주고 출신의 좌완 곽도규도 3학년 때 1학년이었던 우완 양수호가 이번에 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곽도규는 “어제 행복했다. 프로 올 줄은 알았는데 KIA 올 줄은 몰랐다”면서도 “걱정이다. 나와 두현형이랑 공주고하면 열심히 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놨는데 후배가 와서 잘할지 걱정이다. 명문 공주고 이미지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공주고 자부심을 이야기했다.

또 “작년에도 후배가 와서 아이스박스랑 훈련 가방 담당 벗어난다고 생각했었는데 잘 안됐다. 수호가 와서 잘해서 빨리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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