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약 250m 금남로 함께 걷는 이동형 거리극
2024년 09월 12일(목) 11:50
광주문화재단 프린지페스티벌 개막작 ‘아스팔트 부르스’ 21일

시민참여 이동형 거리극 ‘아스팔트 부르스’ 연습 장면. <광주문화재단 제공>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금남로는 도로의 기능을 넘어서는 사회정치학적 ‘광장’이었다. 거리는 시민들을 하나로 모아 사회담론을 형성하는 발로로 기능했으며, 낯선 이들이 연대하는 하나의 축이기도 했다.

금남로의 장소성을 살린 시민참여 이동형 거리극 ‘아스팔트 부르스’가 오는 21일 오후 5시 첫 공개된다. 광주문화재단(대표이사 노희용·재단)이 제작·초연하는 이번 작품은 ‘2024 프린지페스티벌’ 서막을 알리는 개막작이다.

‘이동극’을 기치로 내건 만큼, 공연에 참여하는 광주 시민과 예술인 200여 명은 약 250m 거리를 움직이며 퍼포먼스를 펼친다. 이들은 금남로 1가(전일빌딩 245 앞)에서 출발해 금남로 4가(금남로공원)로 향하며 민중항쟁의 흔적을 체화한다.

1부 ‘환대’는 7개 광주 공연예술단체들이 도로 곳곳에 흩어진 관객들을 20여 분 간 불러들인다. 나빌레라예술단, 비상무용단, 빛고을댄서스가 무용과 댄스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모마드와 퍼커션팩토리 토노도 현악 콰르텟과 퓨전국악을 선보인다. 이외 우물안개구리, 졸리브라스밴드가 개성 있는 멜로디를 더한다.

‘거리에 서다’, ‘후퇴’ 등 총 5장으로 구성되는 2부 ‘아스팔트 부르스’는 크레인을 사용한 공중극과 대규모 집체극 등으로 채워진다. 전통타악그룹 얼쑤는 전문 징수와 함께 130여 징의 가락으로 만든 창작곡을 들려준다. 재단은 이 같은 연출에 올해 광주비엔날레 주제인 ‘판소리-모두의 울림’을 연계했다고 한다.

21일(오후 12시)에 도로 위에서 공개 리허설을 진행하며 오후 5시에 본공연이 펼쳐진다. 21일 금남로, 22일 광주비엔날레 주변에서 총 스물두 개 거리예술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에 참여한 시민배우 나의성(40대·운암동) 씨는 “처음엔 어색했으나 몸을 움직이다 보니 점차 동작들에 익숙해졌다”며 “거리를 걷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번 공연이 5·18민중항쟁의 가치를 환기했으면 한다”고 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